물가만 봐선 안 된다…IMF "통화정책에 금융취약성 반영해야"

입력 2026-06-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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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여건 완화 땐 단기 경기 개선…장기적으론 침체 위험 확대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정책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정책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할 때는 물가와 경기뿐 아니라 금융취약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여건 완화가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키워 향후 심각한 경기침체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자문관 겸 통화자본시장국장은 1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2026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취약성과 통화정책(Financial Vulnerability and Monetary Policy)'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금융여건 완화가 단기적으로는 경기 안정 효과를 가져오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취약성을 높여 미래의 극단적 경기침체 위험을 확대하는 이른바 '변동성 역설(Volatility Paradox)'을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취약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지만, 전통적인 통화정책은 물가와 산출갭 안정에만 집중해 왔다는 것이 논문의 문제의식이다.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확대와 위험선호 증가는 자산가격과 경기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거시건전성 정책만으로 이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제약(VaR)을 반영한 거시금융모형과 경기하방위험을 측정하는 GDP-at-Risk(GaR) 지표를 활용해 금융취약성이 경기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또 미국 거시경제 데이터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금융조건지수를 활용해 금융여건과 미래 경기침체 위험 간 관계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금융기관의 위험제약이 느슨해지면서 대출과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 단기적으로는 생산과 경기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확대와 위험자산 투자 증가로 향후 극단적 경기침체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은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과 위험부담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대출과 투자 규모 변화를 통해 소비와 생산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파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적의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과 산출갭만 고려하는 기존 테일러 준칙보다 금융취약성까지 함께 반영하는 형태로 도출됐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금융취약성을 정책결정에 반영할 경우 경기변동성을 낮추고 경제 전체 후생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드리안 국장은 "금융안정이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정책목표가 아니더라도 물가와 경기의 중장기적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 운영 과정에서 금융취약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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