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키운 성장의 그늘…명목성장률 10% 눈앞인데 가계 소득은 제자리

입력 2026-05-31 10:44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명목성장률 24년 만에 두 자릿수 전망…국가채무·가계부채 비율 개선 기대
실질소득 증가율 0.4% 그쳐…성장 과실 일부 산업·계층 집중
4월 반도체 생산지수 13% 급등⋯작년 4분기 일자리는 1.9% 증가 그쳐

▲2024년 1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실질소득 증가율 및 실질 GDP 성장률 비교 표.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2024년 1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실질소득 증가율 및 실질 GDP 성장률 비교 표.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24년 만에 두 자릿수 명목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가채무비율과 가계부채비율 등 거시경제 지표 개선도 기대된다. 그러나 정작 가계가 체감하는 소득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제 성장의 과실이 일부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6%(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중동 리스크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1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반도체 호황은 국가 경제지표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명목 GDP 증가율이 10%를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실화될 경우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명목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명목 GDP가 늘어나면 분모 효과로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과 국가채무비율도 개선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목표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올해 가계부채비율은 8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채무비율 상승 폭 역시 애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장의 온기는 가계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월평균 462만871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률과 실질소득 증가율 간 격차는 3.2%포인트(p)로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경제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가계가 실제로 손에 쥔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특히 중산층의 소득 정체가 두드러졌다. 소득 2분위와 3분위 증가율은 각각 1.5%, 1.2%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았고 4분위 증가율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인 0.5%에 머물렀다.

양극화 지표도 악화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소득 가운데 상위 20%가 차지하는 비중도 45.2%로 높아졌다.

고용 효과도 더디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했다. 반도체 생산지수가 1년 전보다 13% 급등한 덕분이다. 그러나 일자리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조업의 임금 근로 일자리 수는 17만2000개로 1년 전보다 3000개(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성장세가 반도체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이번 반도체 호황은 생산량 확대보다 가격 급등에 의해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고용 창출과 연쇄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피 8000 돌파와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이 청년 일자리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의 과실이 특정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도 성장과 체감경기 간 괴리가 확대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양극화의 폐해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 구성원이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 개혁을 하는 것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기본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외국인, 코스피 한 달 새 44조 팔았다…월간 순매도 역대 최대
  • 삼전닉스 불기둥에 임원 자사주도 ‘잭팟’…수익률 최대 400%
  • 저소득층 '44만 원 적자' vs 고소득층 '344만 원 여윳돈'…격차 더 벌어졌다
  • 삼성·SK, 앤스로픽에 조단위 투자…AI 인프라 핵심 파트너 부상
  • SK하이닉스, 임협 앞두고 복지 요구 부상…“주택대출 5억 확대” 목소리
  • 삼성전자, 차량용 메모리 시장 첫 1위…마이크론 제쳤다
  • 올해 수도권 매입임대 3200가구 계약…9만 가구 목표 불투명
  • 부하직원과 격한 말다툼 후 뇌출혈 사망...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9,786,000
    • +0.83%
    • 이더리움
    • 3,010,000
    • +0.94%
    • 비트코인 캐시
    • 449,700
    • +1.06%
    • 리플
    • 1,991
    • -0.3%
    • 솔라나
    • 122,900
    • +0.57%
    • 에이다
    • 353
    • +1.44%
    • 트론
    • 513
    • +0.98%
    • 스텔라루멘
    • 356
    • -8.9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620
    • +0.05%
    • 체인링크
    • 13,710
    • +1.11%
    • 샌드박스
    • 105
    • +0.9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