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현대인은 왜 작은 말 한마디에도 무너지는가

입력 2026-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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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하려 애쓰는 삶에서, 나를 믿는 삶으로⋯‘나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

▲책 '나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 표지 (사진제공=알에이치코리아)
▲책 '나에게 가장 엄격한 사람' 표지 (사진제공=알에이치코리아)

마음은 오래 눌러둔 스프링과 닮았다. 괜찮은 척 눌러두는 시간이 길수록 어느 순간 더 큰 힘으로 삶을 흔든다. 저자는 어린 시절 익힌 감정 억제와 눈치 보기가 성인이 된 뒤 완벽주의, 과잉 책임감, 관계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통제를 성격의 결함으로 몰아가지 않고, 불안을 견디기 위해 익힌 방어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완벽해야 사랑받는다고 믿는 사람, 늘 먼저 사과하는 사람, 타인의 고통까지 떠안는 사람, 감정을 일과 운동으로 덮어버리는 사람의 모습을 차례로 살핀다. 저자는 심리치료사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안한다. 각 장에는 독자가 자신의 반응을 점검하고 작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질문과 실천 과제가 담겼다.

내 안의 불안을 잠재우는 인류 최고 지성의 메타인지 수업⋯‘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책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표지 (사진제공=현대지성)
▲책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표지 (사진제공=현대지성)

소크라테스를 먼 과거의 철학자가 아니라 오늘의 불안과 분노, 착각을 비춰보는 사유의 길잡이로 다시 불러내는 책이다. 그리고 묻는다. 기술과 지식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왜 작은 말 한마디와 감정의 파고에도 무너지는지. 그러면서 아테네의 광장과 법정, 우정과 죽음의 장면을 따라가며 질문이 인간의 판단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한다. 특히 소크라테스식 문답을 현대 인지행동치료와 연결해 감정에 휩쓸리기 전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도록 이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소크라테스가 남긴 것은 고색창연한 정답이 아닌 삶의 중심을 붙드는 질문이었다는 점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AI의 초상⋯‘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책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표지 (사진제공=창비)
▲책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표지 (사진제공=창비)

9인의 작가가 인공지능과 마주 앉아 건져 올린 생각과 감정의 기록을 엮은 책이다. 정기현·오산하·청예는 AI와의 대화에서 내면의 무늬, 시적 순간, 상상의 모험을 포착한다. 한소범·김도훈·반유화는 기계가 인간의 슬픔과 고민을 어디까지 받아낼 수 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살핀다. 안톤 허는 문학 번역에서 AI가 드러내는 한계를 짚고, 민규동과 이연은 창작 현장에서 기술과 협업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색한다. 이 책은 AI의 성능을 평가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 앞에 앉은 인간이 무엇을 묻고 어떤 위로를 기대하는지 들여다본다. 같은 질문에도 서로 다른 답이 돌아오는 장면은 기술이 사람의 언어와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시대를 말하는 책이면서 끝내 인간의 고유한 목소리와 상처, 상상력을 묻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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