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잔인한 금융' 지적에 민간 추심시장 정비 속도…등록제→허가제 재편

입력 2026-05-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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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 이후 장기연체채권 관리 강화…우량업체 중심 재편
911곳 난립한 매입채권추심업…장기·과잉 추심 구조 손질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요건…대출·중개업 겸영 제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부, 유관기관, 대부협회, 민간·현장전문가 등과 개최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부, 유관기관, 대부협회, 민간·현장전문가 등과 개최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금융위원회)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잔인한 금융’을 언급하며 장기연체채권 추심 관행 개선을 주문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민간 추심시장 전면 손질에 착수했다. 연체채권을 반복 매매하며 수익을 내던 구조에 제동을 걸고, 매입채권추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시장을 대형·우량업체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30년 가까이 유지돼 온 부실채권 추심시장 구조가 근본적인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러한 방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방안은 연체채권이 민간 추심시장 안에서 반복적으로 매각·재매각되며 장기·과잉 추심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손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상록수 보유 장기연체채권 정리 흐름과 맞물려 채무자 재기 지원과 연체채권 관리 관행 개선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조치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회사·대부업자로부터 연체채권을 매입해 채무자에게 직접 추심하는 업종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생겨났으며 2009년 대부업법 개정으로 등록제로 제도화됐다. 현재 등록 업체는 911곳, 보유 연체채권 잔액은 매입가 기준 22조4000억원(액면 기준 67조8000억원)이다.

쟁점은 낮은 진입장벽과 감독 공백이다. 현행 등록 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수준에 그쳐 영세업체 난립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입채권추심업체의 평균 임직원은 6명으로 채권추심회사 평균 776명과 격차가 크다. 금감원이 최근 5년간 연평균 검사한 업체도 23곳에 불과해 등록 업체 전반에 대한 실효적 감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매입채권추심업자는 법원을 통해 계좌압류, 채무불이행자 등록, 유체동산 압류 등 실질적 법조치까지 할 수 있다. 반면 위탁 추심만 하는 채권추심업은 허가제여서 금융당국은 이른바 '유사 기능ㆍ다른 규제' 구조를 문제로 보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허가 요건을 채권추심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자본금 기준은 현행 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아지고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한 법인이어야 한다. 상시고용인력 20명 이상과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보안설비 요건도 적용된다.

겸업도 제한된다. 법령이 정한 업무 외에는 겸영을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대출업무와 대출중개업무 겸영을 금지한다. 다만 부실채권 유동화 업무처럼 전문성을 활용하는 업무나 매입채권추심업 영위에 필요한 부대업무는 허용된다.

기존 업체에는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유예기간 안에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업체는 기간 종료 후 6개월 안에 보유 채권을 다른 금융회사나 매입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8월까지 대부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도 가동해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평가체계 △정책서민금융 역할 △건전성 규제 △신용평가 개선 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포용적 금융은 금융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금융, 사람을 살리는 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조적 변화의 과정"이라며 "연체채권 관리와 매각 관행을 사람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편집 이미지) (자료=금융위원회)
▲(AI 기반 편집 이미지) (자료=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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