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농축우라늄 기반 국내 개발·건조
척당 2조원 이상 대형 사업…국가 주도 컨소시엄 가능성 거론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 사업이 공식화되면서 국내 조선·방산업계 눈길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으로 쏠린다. 정부가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 방침을 제시하면서, 향후 선체 건조와 원자로 추진체계, 전투체계 통합을 둘러싼 대형 국책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전일 발표하고 사업명을 ‘장보고-N’으로 정했다. 핵심은 저농축우라늄(LEU)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탑재한 잠수함을 국내에서 개발·건조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주기 운전 능력, 국내 개발·건조, 민간 원자력·조선 기술 활용, 설계부터 해체까지 총수명주기 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와 2030년대 후반 전력화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핵연료로 저농축우라늄을 택한 것은 핵확산 논란을 줄이면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는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대부분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 반면 프랑스는 저농축우라늄 기반 원자로를 적용한 경험이 있어 향후 추진체계 설계와 운용 노하우 측면에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미 양국은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관련 안보 협력을 명문화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핵잠 건조 장소와 관련해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선체와 원자로는 한국에서 제작하고, 미국은 연료와 일부 핵심 기술을 공급하는 방식의 협력 구도가 거론됐다.
업계 이목은 ‘핵추진잠수함을 누가 만들 것인가’에 쏠린다. 한화오션은 장보고급 잠수함 건조 경험과 잠수함 설계·건조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한국형 원잠 개발 사업이 한화오션과 개념설계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선체 건조 측면에서는 한화오션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도 함정 건조 역량과 원자력 추진체계 관련 기술 기반을 앞세워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기존처럼 경쟁을 통해 한 조선사를 선정하는 방식보다 국가 주도 컨소시엄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잠수함 플랫폼 설계, 원자로 추진체계 개발, 전투체계 통합, 핵연료 관리, 정비·해체 체계까지 병렬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단일 기업이 모든 위험을 떠안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도 막대할 전망이다. 배수량 3600t(톤)급 장영실급 잠수함의 척당 건조비용이 약 1조1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000~6000t급으로 예상되는 장보고-N은 척당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원자로와 전투체계, 장기 정비·운용 비용까지 포함하면 1척당 총사업비가 5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특성상 공동개발·공동건조 또는 분산건조 가능성이 크며, 잠수함 기술에 우위를 가진 한화오션과 원자로 기술에 우위를 가진 HD현대중공업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양 조선사가 모두 참여해 국가 주도 컨소시움이 총괄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