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도 1만선 제시…글로벌 IB도 눈높이 상향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다시 넘어서면서 증권가의 ‘만스피’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이란 종전 협상 기대와 국제유가 급락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되살린 가운데, 국내외 증권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기업 이익 개선과 인공지능(AI) 성장 사이클을 근거로 코스피 1만 포인트 가능성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와 글로벌 IB들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이익 전망이 빠르게 높아지는 데다 개인 자금 유입도 이어지면서 8000선 돌파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LS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나란히 코스피 1만 포인트대 전망을 내놨다. LS증권은 향후 12개월 코스피 밴드를 6500~1만 포인트로 상향 제시했다. 기존 상단 8000포인트에서 1만 포인트로 눈높이를 높인 것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AI 성장 사이클이 유지되는 가운데 부담 없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구간에서 개인 중심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S증권은 코스피 1만 포인트가 목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2.7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PBR 관계를 바탕으로 목표치를 산출했고, 한국 증시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일부 축소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와 내년 코스피가 1만4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미 70% 넘게 오른 코스피는 단기 상승 부담은 있지만, 2026~2027년 실적 전망 기준으로 8400~1만400이 사정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900조~950조 원을 기준으로 적정 코스피를 8400으로, 내년 영업이익 1200조 원 기준으로는 1만400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다른 국내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이미 1만선에 닿아 있다. KB증권은 최근 ‘KB 전략’ 보고서를 통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대비 40% 높인 1만500포인트로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 적정 수준을 1만380포인트로 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리레이팅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는 1만 포인트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IB도 코스피 전망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코스피 예상 범위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목표치를 9000포인트로 높였고, JP모건도 기준 시나리오 9000, 강세 시나리오 1만 포인트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코스피 연말 전망 범위를 6500~9500으로 제시하면서 강세장에서는 1만 포인트 도달 가능성을 열어뒀다.
증권가가 1만 포인트 가능성을 거론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이익 전망 개선이 있다. AI 투자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서버 D램, 기업용 SSD, 저전력 D램 등 메모리 전반으로 번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반도체가 코스피 이익 증가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다만 추가 상승의 관건은 반도체 이후 확산 여부다. 반도체 투톱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간에서는 코스피 레벨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지수 1만 포인트를 정당화하려면 비반도체 업종과 코스닥까지 이익 개선 흐름이 번져야 한다.
유진투자증권은 반도체 이외 산업과 코스닥 반전 여부가 향후 지수 상승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IT가전과 2차전지, 상사·자본재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이 코스피의 강력한 동력이라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수출은 코스닥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변수도 남아 있다. LS증권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AI 투자 사이클상의 노이즈,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등을 변동성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대형 IPO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자금을 흡수할 가능성도 부담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반도체 이외 산업들과 코스닥 반전 여부”라며 “반도체 수출은 역대급 호황이지만, 기저효과가 감소하는 3분기 이후에는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