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회사의 역흡수…세기상사, ‘지배구조 정점’ 우양수산 합병

입력 2026-05-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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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우양수산→우양산업개발→세기상사’ 3단계 중층 지배고리 청산
법적 지주사 요건 미달 지위 상실에도 상장사 중심 ‘실질적 홀딩스’ 완성
조영준 대표 직할 체제 굳히기…최대주주 지분율 91% ‘경영권 철옹성’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세기상사가 그룹의 최상위 법인이자 비상장 모회사인 우양수산을 흡수합병해 전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2021년 우양수산그룹에 인수된 지 5년 만에 지배구조 하단에 있던 손자회사가 최상위 지배회사인 모회사를 역흡수합병하는 형태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중층 지배구조가 상장사 중심으로 일원화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기상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비상장 모회사인 우양수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세기상사가 존속하고 우양수산이 소멸하는 방식이다. 양사 간 합병비율은 1대 1306.4048276이다. 세기상사의 주당 합병가액은 기준시가에 따라 5800원(액면가 500원)이며, 우양수산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대 1.5로 가중평균한 본질가치에 기반해 주당 757만7148원(액면가 1만원)으로 평가됐다. 합병 후 사명은 ‘우양홀딩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의 핵심은 2021년 인수 이후 지속한 ‘옥상옥’ 지배구조의 청산이다. 그동안 우양그룹은 ‘조영준 대표 등 오너가→우양수산(지배기업)→우양산업개발→세기상사’로 이어지는 3단계 지배 고리를 유지해 왔다. 손자회사였던 세기상사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우양수산을 흡수하면서 중간 지배 단계가 소멸한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는 ‘오너가→세기상사→우양산업개발’ 구조로 전면 단순화된다. 비상장사 뒤에 숨어있던 오너 일가가 상장사를 전면에 내세워 직접 지배하는 일원화된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세기상사는 법적 지주회사 타이틀 대신 실질적인 지배력 강화를 택했다. 피합병법인인 우양수산은 기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사업지주회사였으나주, 합병 후 세기상사는 자산 규모 등 법적 요건 미달로 지주회사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합병 이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법적 규제 조건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자체 수산업을 영위하며 자회사를 총괄하는 실질적인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구조 개편과 함께 세기상사의 재무 건전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우양수산은 선망어업을 주력으로 삼아 강력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우량 기업이다. 우양수산의 2025년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3309억원, 자본총계는 1665억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264억원, 영업이익 65억원, 순이익 3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관광호텔업을 영위하며 핵심 자회사 역할을 해온 우양산업개발은 매출액 399억원, 순이익 258억원을 올리며 그룹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양산업개발은 올해 들어 에어부산 지분을 지속적으로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108억원을 들여 취득한 지분이 5.01%다. 이는 향후 우양홀딩스 체제에서 항공과 호텔, 레저 사업을 잇는 그룹 차원의 관광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세기상사는 지난해 자산총계 493억원에 매출액 292억원, 순손실 1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별도 기준 유동비율도 27.4%에 불과하다. 이번 합병으로 우양수산의 우량 자산과 실적이 결합하면서 세기상사는 연결 자산 3300억원대 규모의 건실한 법인으로 체질을 바꾸게 된다.

오너가의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진다. 합병 후 조영준 대표의 지분율은 1.21%에서 42.05%로 상승하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기존 53.95%에서 91.18%까지 치솟는다. 상법에 따라 자회사가 되는 우양산업개발 보유 지분 9.13%를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하지만, 이를 제외해도 최종 지분율은 82.05%에 달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주. 결과적으로 비상장사이던 우양수산을 별도의 기업공개(IPO) 절차 없이 증시에 안착시키는 우회상장 효과를 거두며, 지분 집중도에 따라 극단적인 ‘품절주’ 형태를 띠게 된다.

한편 세기상사는 7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승인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8월 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 25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주당 5649원이며, 주주들의 주식매수대금 합산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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