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 되면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중장년층도 함께 증가한다. 단순 허리디스크로 생각하고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반복하다가 오히려 통증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걷다가 자꾸 멈춰 쉬게 되거나 허리를 숙였을 때 증상이 편해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허리와 다리 통증, 저림,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20년 165만9452명에서 2024년 185만622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철과 초여름에는 잠재돼 있던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어난다.
많은 환자가 허리 통증이 생기면 먼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떠올린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발생 원인부터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인대와 관절, 뼈 조직이 두꺼워지면서 신경 통로 자체가 좁아져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간헐적 파행’이다. 걷다 보면 다리가 저리고 당기면서 통증이 심해져 잠시 쉬어야 하고 쉬었다 다시 걸으면 증상이 반복된다. 협착이 진행될수록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점점 짧아진다.
또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고 반대로 뒤로 젖히면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허리를 숙일 때 좁아졌던 척추관 공간이 일시적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힌 자세를 취하게 되며 심한 경우 보행 자세 자체가 변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를 단순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경우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신경 압박을 더 심하게 만들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동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허리디스크는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급성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신경 통로가 서서히 좁아지며 증상이 진행된다”며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반복하면 신경 압박이 심해져 병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과 저림이 퍼질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 발 시림 등의 증상도 동반된다. 오래 서 있거나 걸을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증상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문진과 신체검사 후 X-ray로 척추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고 CT·MRI 등을 통해 신경 압박 정도와 협착 범위를 평가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하지 마비, 보행 장애, 대소변 기능 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척추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치료가 확대되면서 절개 부담과 회복 기간도 줄어드는 추세다.
예방과 관리에는 꾸준한 걷기 운동과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이 도움된다. 다만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피하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 전문의는 “많은 환자가 척추관협착증을 단순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친다”며 “걷다가 자주 쉬게 되거나 다리 저림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