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점망·지자체 협력 기반⋯지역밀착형 금융 차별화
특별위원회·KPI 개편⋯4월 말 생산적 금융 8.1조 집행

이찬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NH상생성장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생산적 금융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농촌에서 쌓아온 협동조합 금융의 정체성을 기업금융 전반으로 확장해 지역 중소·중견기업, 농식품 밸류체인, 첨단전략산업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의 지휘 아래 농협금융은 리스크 심사 체계와 KPI 개편을 마치고, 올해 공급 목표치의 절반 가까이를 조기에 달성하며 집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NH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총 108조원을 공급하는 ‘NH상생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생산적 금융에는 93조원, 포용적 금융에는 15조원을 배정했다. 실물경제와 금융, 지역과 농업의 동반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2차 생산적금융 특별위원회에서 “정부 정책 추진방향에 부합하는 농협금융 고유의 차별화된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단순히 보조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농협금융만의 지역·농업 기반 금융 모델로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농협금융이 내세우는 생산적 금융의 개념은 ‘경작 금융’이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부 관계를 넘어, 기술과 아이디어라는 씨앗을 발굴하고 자본 공급과 비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을 키운 뒤 성장의 결실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농업·농촌에서 축적한 ‘함께 성장하는 금융’의 DNA를 첨단산업과 지역 기업금융으로 넓히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생산적 금융 93조원은 투자, 기업대출,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구성된다. 2030년까지 투자 분야에 19조4460억원, 기업대출에 63조6830억원,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공급한다. 투자금융은 모험자본 공급, 인프라·벤처캐피털(VC) 투자, 농식품기업 투자, 펀드 조성 등으로 나뉘고 기업대출은 첨단전략산업과 지역특화산업, 창업벤처기업, 수출기업 지원에 집중된다.
차별화 포인트는 지역밀착형 금융이다. 농협금융은 전국 지점망과 지자체 협력사업을 활용해 지역 중소·중견기업 대출과 지역산업 특화 금융 인프라를 확대한다. 정부의 균형성장 정책과 연계해 동남권 해양·항공 및 전후방 산업 육성을 위한 ‘해양·항공산업 종합지원센터’도 경남 창원에 구축했다.
그룹 차원의 실행 체계도 갖췄다. 농협금융은 1월 지주회장 주관의 ‘생산적금융 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특별위원회 산하에는 총괄추진단과 모험자본·Equity, 투·융자, 국민성장펀드, 포용금융 등 4개 분과를 뒀다. 분기별 통합 정기회의와 분과별 수시회의를 통해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이슈를 조정한다.
계열사별 역할 분담도 구체화했다. NH투자증권은 모험자본 투자 확대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추진하고, 농협은행은 직접지분·간접투자와 농업·농식품기업 투자 확대를 맡는다. NH-Amundi자산운용은 기업성장펀드와 성장주도펀드 운용을, NH벤처투자는 벤처펀드 투자 활성화를 담당한다.
실제 공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말 기준 생산적 금융에 총 8조1601억원을 지원해 연간 목표 16조4717억원 대비 49.5%의 진척률을 기록했다. 투자 1조752억원, 기업대출 6조7269억원, 국민성장펀드 3580억원 등이 집행됐다.
성과평가 체계도 바꿨다. 농협금융은 생산적 금융 실적을 그룹 전체 성과 체계의 핵심 축으로 편입하고 자회사 대표이사 KPI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 농협은행은 생산적 금융 대상 여신 취급 시 실적 가중치를 부여하고 기술금융 시설자금 약정과 우대금리 적용 시에도 실적을 최대 120% 인정한다.
리스크 관리와 심사 체계도 함께 강화한다. 생산적 금융 확대가 위험가중자산(RWA) 부담과 부실여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농협금융은 수익성 저하를 감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교한 리스크 관리로 새 수익원을 창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은행은 여신심사부 내 전략산업심사국을 신설했고 증권은 리스크관리본부 내 모험자본심사팀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지역 경제와 미래 성장산업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금융 공급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농협금융은 전국 네트워크와 지역 기반 금융이라는 고유 강점을 앞세워 생산적 금융을 실물경제 지원과 그룹 체질 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