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자경단 나섰나⋯미 30년물 국채 금리, 5.2% ‘19년래 최고’

입력 2026-05-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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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뭘 금리는 작년 1월 이후 최고
연준 새 수장에 ‘금리 인하 안돼’ 경고
트럼프 “워시 뜻대로”⋯인하 압박 자제
미 기준금리 연내 인상 불가피론 확산
중동전發 인플레 우려⋯재정적자도 부담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초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전쟁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서 인상으로 기조를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이다. 동시에 채권시장이 새 연준 수장 취임을 앞두고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장기채 투매가 단기 변동성에 그치지 않고 금리의 구조적 상승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7bp(1bp=0.01%포인트) 오른 5.20%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4.69%까지 상승했다.

미국채 30년물과 10년물은 각각 5.0%와 4.5% 수준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왔는데 이를 훌쩍 넘어섰다. 덩달아 유럽과 일본 채권시장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렇게 최근 몇 주 동안 전 세계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3.8%로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의 심화하는 재정적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자회사인 누빈자산운용의 로라 쿠퍼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는 “금리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변동성뿐 아니라 재정 리스크의 복귀까지 점점 더 반영하고 있다”며 “현재 금리 수준에서 추가 보상 없이 채권시장이 정부 지출 확대를 흡수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연내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41.4%로 반영했다. 같은 기간 50bp 인상 확률은 4.7%에서 14.3%로 3배 이상 뛰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1.8%에서 38.5%로 급락했다.

여기에 22일 취임하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을 향한 채권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채권 자경단’이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 자경단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재정·통화정책에 반발해 국채를 대거 매도함으로써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고 정책 당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기관투자자들을 지칭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이날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워시가 원하는 대로 일을 하도록 둘 것”이라며 그간 거듭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것과 대조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애널리스트들은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금리 전망 변화·중국과 일본 등 전통적 해외 투자자의 국채 매입 여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당분간 채권 금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서 이는 투매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달 세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2%가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6%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ING의 파드레이크 가비 글로벌 금리·채권전략 책임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2.6~2.7% 수준으로 소폭만 올라가도 국채 금리가 눈에 띄게 상승할 수 있다”면서 “이제 겨우 5월이고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BMO캐피털마켓의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인 이안 링겐은 “현재 미국증시가 국채시장 약세를 얼마나 견뎌내는지가 진짜 시험대”라며 “향후 몇 주 내 30년물 금리가 5.25%에 도달하면 주식 밸류에이션이 더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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