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보상은 ‘단순 예치 이자 금지·사용 기반 리워드 허용’ 절충
본회의 60표 확보·하원 조율 남아…“아직 최종 입법까진 갈 길 멀다”

상원 은행위 문턱 넘은 클래리티법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통과시키며 가상자산 규제 체계 정비 논의가 본회의 단계로 넘어갔다. 법안은 14일(현지시간) 표결에서 찬성 15표, 반대 9표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공화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앤절라 알소브룩스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상당수 가상자산 거래를 CFTC 감독 영역으로 넘기는 내용을 담아, 업계가 요구해온 규제 명확성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보상·디파이 보호 조항 쟁점
쟁점이던 스테이블코인 보상 조항은 절충안 형태로 정리됐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유하는 데 따른 이자성 보상은 금지하되, 결제·송금 등 실제 사용과 연계된 리워드는 허용하는 방향을 담았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예금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고, 가상자산 업계는 이용자 활동 기반 보상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맞서왔다.
법안은 디파이와 비수탁형 인프라에 대한 규제 적용 범위도 비교적 명확히 했다. 핵심은 이용자 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검증자, 노드 운영자, 오라클 제공자 등을 단순히 기술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금송금업자나 금융중개기관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코드 공개·유지보수·네트워크 검증·가격 데이터 제공 등 인프라 기능만 수행하는 주체는 거래소나 브로커와 같은 수준의 등록·감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호 범위가 무제한인 것은 아니다. 사기, 불법 금융, 자금세탁, 이용자 자산에 대한 실질적 통제나 중개 행위가 있는 경우까지 면책하는 조항은 아니다. 즉, 단순 기술 제공자와 실제 고객 자산을 보관·이전·중개하는 사업자를 구분해 규제하겠다는 취지다.
이 조항은 디파이 업계가 요구해온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업계는 개발자나 검증자, 오라클 사업자까지 금융기관처럼 규제하면 오픈소스 개발과 비수탁형 프로토콜 운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일부 의원과 법집행기관은 해당 조항이 불법 자금 흐름 단속에 구멍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향후 본회의 협상 과정에서도 세부 문구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본회의 60표 확보가 최대 관문
다만 이번 통과는 최종 입법 과정의 초기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상원 농업위원회 측 법안과 조율을 거쳐 통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상원 본회의에서는 소수당의 무제한 토론을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기 위한 60표 확보가 필요하다. 공화당 의석만으로는 부족해 최소 7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 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조항 강화,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연관된 가상자산 사업 이해충돌 방지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다. 상임위에서 찬성한 민주당 의원들도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본회의 표결에서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월 4일 서명 목표에도 지연 가능성
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절차는 더 남아 있다. 하원 통과 버전과 상원 버전을 다시 조율해야 하며, 이후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최종 입법이 완료된다. 백악관과 친(親) 가상자산 진영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이전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6~7월 상원 본회의 통과 여부가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ML·스테이블코인 보상·윤리 규정 등을 둘러싼 협상에 따라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