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거주 1주택 물량 등 매도 유도 검토
“일부 예외만으론 시장 흐름 바꾸기 어려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직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줄면서 ‘매물 잠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보유 물량을 시장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예외 조치만으로는 매물 감소세를 되돌리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5682건으로 집계됐다. 양도세 중과 재개 전 마지막 평일인 8일 6만9175건과 비교하면 사흘 만에 3493건 줄었다. 감소율은 약 5.05%다. 중과 유예 종료 직전인 9일 6만8495건과 비교해도 4.1%(2813건) 감소했다.
올해 초 5만 건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재개 방침 이후 절세 목적 매물이 늘면서 3월 21일 8만80건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7만 건 밑으로 내려왔고 중과 재개 직후 감소세가 더 뚜렷해진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10일부터 재개됐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추가된다. 중과 대상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을 수 없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최고세율은 82.5%까지 높아진다.
절세 급매가 빠진 뒤 다주택자 매물 출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후속 카드를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가 공개적으로 검토 의사를 밝힌 정책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적용과 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의 적정성 점검 등이다. 잠겨 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해당 매물이 실거주자에게 돌아가도록 거래 길을 일부 열거나 세제 혜택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비거주 1주택자 예외 적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실거주 요건 때문에 막혀 있던 거래를 일부 풀어주는 방안이다. 세입자가 있어 단기간 내 입주가 어려운 주택도 일정 조건을 두고 거래할 수 있게 하면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조정은 보다 직접적인 매물 유도 카드로 꼽힌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줄어들면 임대사업자가 보유 주택 일부를 처분할 유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거론되는 정부 카드가 단기 매물 감소를 모두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 보유 주체에 대한 일부 예외만으로는 거래 회복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본지 자문위원)은 “현재 거래 감소는 비거주 1주택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주택자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일부 예외만으로 시장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 예외 적용 등은 일부 강남권 고령층 보유자 등의 매도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비거주 사유가 교육·직장·질병 등 일시적인 경우도 적지 않아 실질적인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정부 대책이 효과를 내려면 매도 유인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매수 여건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비거주 1주택자나 임대사업자 물량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대출 규제 등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물이 나오더라도 실수요자가 대출 규제 때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며 “결국 매도자가 물건을 내놓게 하는 장치와 함께 매수자가 실제 잔금을 치를 수 있는 여건까지 맞아야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