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원청과 하청이라는 형식적 구조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근로관계의 성격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원청과 하청 사이 괴롭힘에 대한 법적 보호가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이 파견에 해당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이란 것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같은 사업장 내 다른 근로자에게 행한 행위를 전제로 한다. 즉 같은 사용자 소속의 근로자 간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한 행위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도급 구조인 원청·하청 관계에서는 서로 다른 사용자에 소속되어 있어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적용이 제한된다. 하청업체가 5인 미만인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한계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근로관계의 성격이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제1항에 따르면 파견 관계에서는 파견사업주 및 사용사업주 모두를 사용자로 보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 관계로 확인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적용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도급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파견에 해당하면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3629, 2021.11.9.).
파견 관계 해당 여부는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도급인 등의 사업에 실질적 편입 여부, 인사노무 관련 결정·관리 권한 행사 여부, 계약목적의 확정 및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여부, 필요한 기업조직·설비 보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단순히 하청업체가 5인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용을 배제하기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형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이 문제는 원청·하청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 업무 지시와 관리 구조 등 실질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업장은 도급 구조라 하더라도 하청 근로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감독이 이루어지는 경우 불법파견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하청 근로자 역시 형식적인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알아두어야 한다. 노무법인 화연 대표 오수영 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