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밀고 쿡이 응답했다…애플·인텔, 칩 협력 부활

입력 2026-05-10 14:15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애플 일부 칩 인텔 생산 예비 합의”
엔비디아·스페이스X 이어 애플도 인텔과 연계
칩 품귀 대응ㆍTSMC 의존 탈피 의도
트럼프의 ‘인텔 살리기’ 부응…인텔 주가 14%↑
인텔 파운드리 재건 전환점 될지 촉각

▲립부 탄 인텔 CEO가 지난해 5월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AP뉴시스)
▲립부 탄 인텔 CEO가 지난해 5월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전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AP뉴시스)

애플이 자사 기기에 들어가는 일부 반도체 생산을 인텔에 맡기는 예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공지능(AI) 칩 품귀에 대응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미국 제조업 부활을 도모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추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인텔은 애플과 정식 계약을 맺게 되면 실패를 거듭했던 파운드리 사업 재건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애플과 인텔이 최근 칩 공급 관련 공식 계약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양사는 1년 넘게 집중 협상을 이어왔고, 최근 몇 달 사이 계약 내용을 확정 지었다고 소식통들은 알렸다. 애플과 인텔은 2006∼2020년 맥용 프로세서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애플이 자체 설계 칩으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결별했다.

6년 만의 협력 복원 소식에 인텔 주가는 전날 13.96%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4일 애플이 인텔과 삼성전자를 상대로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인텔이 어떤 애플 제품의 칩을 생산하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애플은 매년 2억 대 이상의 아이폰과 수백만 대 규모의 아이패드·맥을 판매하고 있다. 배런스는 “아이폰용 A시리즈 칩은 대만에서 TSMC의 최첨단 공정으로 생산되는데 이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텔은 중장기적으로 맥ㆍ아이패드ㆍ애플워치ㆍ에어팟 등 같은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은 애플 제품용 칩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 쿡(오른쪽)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8월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팀 쿡(오른쪽)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8월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양측의 이번 잠정 합의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텔 지원사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연방 기금 약 90억달러(약 13조원)를 인텔의 주식으로 바꿈에 따라 미 정부는 현재 인텔 지분을 10%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여러 차례 만나 인텔과 협력 관계를 맺도록 설득해왔다

실제 엔비디아는 지난해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양사는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협력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머스크와 인텔이 테슬라ㆍxAIㆍ스페이스X용 칩을 생산하기 위해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테라팹’ 프로젝트 계획도 공개했다. 인텔이 이번에 애플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이들 빅테크 3곳과 모두 파트너십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인텔은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지만 기술 개발 실패와 경영 혼선 등으로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졌다. 지난해 인텔 CEO로 취임한 립부 탄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첨단 공정 투자 확대에 나서며 인텔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립부 탄 CEO의 중국 연계성을 문제 삼으며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후 탄 CEO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관계가 개선되면서 미 정부의 인텔 투자와 지원이 본격화됐다.

배런스는 “애플과의 계약은 인텔 제조 역량을 다른 잠재 고객들에게도 인정받게 하는 연쇄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인텔은 애플에 TSMC와 같은 수준의 생산 품질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인텔과 협력하려는 배경에는 일차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해결과 TSMC에 대한 의존 탈피가 있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아이패드·맥용 자체 설계 칩 대부분을 TSMC에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AI 칩 수요 폭증으로 TSMC 생산능력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공급 압박을 받고 있다.

쿡 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첨단 칩 공급 부족 때문에 일부 제품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4∼6월 분기에는 이와 같은 공급 부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칩 생산 확대 촉진 기조에 발을 맞추려는 의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와 지난해 8월 백악관 회동 당시 인텔과의 협력을 직접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월에는 “인텔을 좋아한다”며 “우리가 인텔에 들어가자마자 애플과 엔비디아가 들어왔고, 수많은 인재들도 들어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7천피’ 넘어선 韓증시, 한주만에 ‘8천피’ 찍을까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막판 급매·토허 신청 몰려 [종합]
  • 연금특위 민간자문위 '또 빈손' 위기⋯국민연금 개혁 시계 다시 멈추나
  • 치킨 대신 ‘상생’ 튀겼다... bhc ‘별 하나 페스티벌’이 쏘아 올린 ESG 신호탄 [현장]
  • 코스피 7000에 손 커진 개미…1억 이상 거액 주문 5년 3개월만에 최대
  • “업계 최고 수준의 냉동생지 생산”…삼양사, 520억 투자해 인천2공장 증설[르포]
  • 거래 부진에 디지털 자산 기업 실적 희비…2분기 변수는 규제 환경
  • "세상에 하나뿐인 텀블러"…MZ '텀꾸 성지'로 뜬 이곳
  • 오늘의 상승종목

  • 05.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9,027,000
    • +0.69%
    • 이더리움
    • 3,430,000
    • +0.5%
    • 비트코인 캐시
    • 667,500
    • +0.3%
    • 리플
    • 2,092
    • -0.43%
    • 솔라나
    • 137,900
    • -0.29%
    • 에이다
    • 400
    • -1.23%
    • 트론
    • 515
    • -0.77%
    • 스텔라루멘
    • 240
    • -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050
    • +8.68%
    • 체인링크
    • 15,370
    • -0.45%
    • 샌드박스
    • 119
    • -1.6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