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문 수출 호조세 지속⋯반도체 150%ㆍ컴퓨터주변기기 167% ↑
비IT 석유류 수출 70% 확대ㆍ화공품도 증가⋯승용차도 흑자로 전환
여행수지, 14년 11월 이후 첫 흑자 전환⋯"3월에만 200만명 韓 방문"
4월부터 시차 두고 중동 이슈 반영될 듯⋯"반도체 수출 등은 양호 전망"

지난달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 신기록를 다시 썼다. 상품수지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100억달러 급증하며 350억달러를 웃돌았다. 여행수지 역시 지난달 국내외 관광객 급증으로 11년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봄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국내여행 수요가 호조세였던 데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컴백 공연에 나선 BTS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직전월(231억9000만달러)을 100억달러 이상 웃돈 것이다. 특히 3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역대 최고치인 35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월 중 수출 규모는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56.9% 증가했고 수입은 전월보다 17.4% 증가한 592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는 재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금액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수출은 역시 반도체 등 IT품목이 주도했다. IT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컴퓨터주변기기가 167% 급증했고 반도체 수출 역시 150% 확대되며 고공행진했다. 컴퓨터주변기기와 반도체 수출은 전월에도 각각 184%, 158% 증가한 바 있다. 여기에 비IT 수출 역시 조업일수 확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비IT 수출 품목으로는 석유제품 수출이 69.2% 늘었고 화공품, 철강이 각각 9.1%, 5.9% 상승했다. 전월 감소세였던 승용차 역시 1.1% 확대되며 흑자 전환했다.
수입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7.4% 늘어난 592억4000만달러로 추산됐다. 자본재(23.6%) 수입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크게 늘고 원자재(8.5%) 수입 역시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실제 지난달 석유과 화공품 수입은 각각 21.6%, 20.5% 증가했다. 자본재인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장비 수입 역시 각각 51.6%, 34.5% 늘었다. 소비재 역시 직접 소비재를 중심으로 2.1% 늘었다. 다만 내구소비재에 해당하는 금 수입은 50.8% 감소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 국장은 "반도체의 경우 물량 부족 이슈가 제기되면서 근래 설비 투자가 증가하고 자본재 수입도 크게 늘고 있다"며 "반도체ㆍ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류 수입을 보면 가격은 오르는데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수출 쪽에서도 석유 제품 관련 제한 조치가 있었는데 가격 인상으로 석유제품 수출도 상승하는 등 수출과 수입 모두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3월 중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전월(18억6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연구개발 및 관계기업 간 사업서비스 대가 지급이 전월 대비 늘면서 적자 전환(-13억3000만달러)했으나 여행수지가 2014년 11월 이후 무려 136개월 만에 흑자 전환하면서 기타서비스사업수지 하락분을 일부 상쇄했다. 이번 경상수지 통계 추산 시점이던 3월 21일 BTS가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에서 5집 앨범(ARIRANG)을 발표했다.
김 국장은 여행수지 흑자 전환 배경에 대해 "봄철 국내여행 성수기에 더해 대형 K팝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어난 효과를 봤다"며 "구체적으로 BTS 등 특정 가수 공연 때문이라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공연이 열렸던) 3월 한 달 동안 해외에서 국내에 들어온 입국자 수가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배당소득과 투자소득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전월(24억8000만 달러) 대비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당소득수지(27억달러)의 경우 직접 증권투자 배당수입이 늘면서 흑자폭을 키웠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369억9000만달러 증가하며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미 증시 조정으로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순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향후 및 연간 경상수지에 대해선 중동 사태가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봤다. 김 국장은 "4월 이후 원유 등 원자재는 물류 차질 및 가격 상승 여파로 인해 상품 수입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는 4월 무역수지도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전쟁 전개 양상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경상수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