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결제주기 단축 보니⋯“시차·환전 부담에 역외투자자 제약”

입력 2026-05-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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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국 결제주기 단축 대응 전략. (출처=자본시장연구원)
▲글로벌 주요국 결제주기 단축 대응 전략. (출처=자본시장연구원)

미국이 증권거래 표준 결제주기를 단축한 이후 결제리스크 축소와 후선처리 효율화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역외 투자자의 외화 조달 부담과 시차에 따른 운영 제약도 함께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 결제주기 단축(T+1) 사후평가 및 주요국 대응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2024년 5월 28일부터 대부분의 증권거래 결제주기를 2거래일(T+2)에서 1거래일(T+1)로 줄였다. 팬데믹 초기의 급격한 변동성과 2021년 밈주식 사태를 거치며 결제 및 청산 구조의 취약성이 부각되자, 미결제 거래에 따른 위험노출을 줄이고 시장 인프라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제도 개편은 단순한 결제일 단축에 그치지 않았다. 기관투자자 거래의 배정, 확인, 승인 절차를 거래일 안에 마치도록 요구하는 당일승인 체계를 도입했고, 투자자문업자와 중앙매칭서비스 제공기관에도 기록보관과 자동화 촉진 의무를 부과했다. 결제주기 단축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후선처리 전반의 자동화와 규율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반영했다.

성과는 적지 않았다. 미국 국립증권청산회사(NSCC) 청산기금은 전환 전 3개월 평균 128억달러에서 전환 후 2개월 평균 98억달러로 약 23% 줄었다. 같은 기간 기관거래 당일승인 비율은 올해 1월 말 73%에서 7월 평균 95%로 22%포인트 상승했다.

한아름 연구원은 “결제주기 단축은 결제실패율의 급격한 악화 없이 위험노출 기간과 담보 부담을 축소하고 기관거래 후선처리의 당일화도 안정적으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성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제실패율도 시장 우려와 달리 급격히 악화하지 않았다. 전환 직후 연속순결제(CNS) 실패율은 1.90%, 비연속순결제(Non-CNS) 실패율은 2.92%로 기존 평균과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부작용도 확인됐다. 특히 국경 간 거래 참가자와 미국과 시차가 큰 지역의 해외 투자자에게 부담이 집중됐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여전히 기존 결제 관행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역외 투자자는 단축된 주식 결제일에 맞추기 위해 선조달과 추가 유동성 버퍼 확보에 나서야 했다. 아시아와 유럽권 기관투자자의 경우 미국 시장의 당일 확인·승인 요건을 맞추기 위해 야간근무 체제 도입, 인력 재배치, 자동화 투자 확대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상품별 결제주기 불일치도 새로운 리스크로 지목됐다. 미국 상장 ETF가 여전히 기존 결제주기를 따르는 해외 자산을 편입할 경우 자금조달 부담이 생길 수 있고, 대차거래 상환 기한 단축이나 서로 다른 결제주기 시장 간 교체매매 과정에서는 초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주요국은 차별화된 결제주기 단축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멕시코·아르헨티나는 미국과의 결제 불일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보다 하루 앞서 동시 전환했고, 유럽은 시장 파편화와 환전 리스크를 막기 위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027년 10월 11일 공동 도입을 목표로 정렬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2023년 1월 이미 전면 도입을 마친 뒤 T+0까지 병행 운영 중이며, 일본과 호주는 인프라 교체와 시장 영향 분석을 우선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도 결제주기 단축과 관련한 검토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이행 로드맵과 핵심 인프라 정비 방향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자금 운용 효율성 제고라는 편익이 있을 수 있지만, 역외 투자자에게는 자금조달과 환전 시간 축소가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향후 결제주기 단축 도입 논의 구체화에 대비해 실무적 이행 수단 확보와 단계적 적용 범위 설정, 민관 협력 체계 구축 등 다각적인 선행 과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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