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공백 속 지갑업계, 헥토월렛원 “법제화 이후 결제·정산 수요 대비” [가상자산 입법 공백의 비용③]

입력 2026-05-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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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5-06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예측 가능성이 흔들린다. 거래소뿐 아니라 수탁·지갑·결제 등 생태계 하단의 인프라 기업들도 제도 공백에 따른 사업 지연과 투자 회수 불확실성을 떠안는다. 본지는 입법 공백이 시장에 남긴 비용을 짚고, 인프라 기업들이 제도화 이전의 시간을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살펴본다.

법안 범위 따라 기업용 WaaS·결제 시장·금융권 인앱 지갑 수요 갈릴 전망
지갑업계 경쟁 기준, 단순 기능 제공에서 규제 대응 부담 완화로 이동
헥토월렛원, 오하이월렛·PG 정산망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준비

▲류춘 헥토월렛원 부대표 (출처=헥토월렛원)
▲류춘 헥토월렛원 부대표 (출처=헥토월렛원)

현행 규제하에서 가능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사업화하는 중입니다.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 법제화 이후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류춘 헥토월렛원 부대표는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헥토월렛원은 블록체인 지갑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가운데 지갑 사업화를 가장 많이 수행한 기업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갑 인프라 업계도 제도화 이후 열릴 시장을 가늠하며 사업 전략을 조정하는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나 금융권 인앱 지갑처럼 법적 근거가 필요한 영역은 속도를 내기 어렵다. 반면 기업용 지갑과 정산 인프라처럼 현행 규제 안에서 준비 가능한 영역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흐름이다.

류 부대표는 법안 정비 이후 먼저 열릴 시장이 법안의 범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제도가 마련되면 기업용 서비스형 지갑(WaaS)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크고, 달러 스테이블코인까지 제도권 논의에 포함되면 결제 시장과 금융권 인앱 지갑 영역이 먼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레일의 연장으로 자리 잡을지, 새로운 레일의 확장으로 다뤄질지가 핵심 변수”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금융 혁신과 기업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규제 정립 과정에서 민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활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지갑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들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금융권과 대형 기업 고객은 지갑 기능 자체보다 법적 지위, 내부통제,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 체계를 우선 검토한다. 이에 따라 지갑업계의 경쟁 기준도 단순 기능 제공에서 도입 기업의 규제 대응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류 부대표는 “보안과 규제 적합성은 이제 경쟁력이라기보다 기본 요건에 가깝다”라며 “기업 실무진이 원하는 것은 규제에 대응하면서도 사업을 확장 가능한 구체적인 도구”라고 진단했다.

헥토월렛원은 기존 기업 간 거래(B2B) 지갑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도화 이후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WaaS 제품인 ‘옥텟(Octet)’은 지갑 생성, 키 관리, 자산 모니터링 기능을 기업 서비스에 붙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용 인앱 지갑 ‘오하이(O-HI)월렛’은 고객사 앱 안에 웹뷰 형태로 구현되는 방식으로 개발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사업화는 결제와 정산 영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며, 오하이월렛 업데이트를 통해 결제 건별 출금 기능을 추가하고 결제대행(PG) 시장 연동을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그룹 내 결제·정산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헥토파이낸셜은 PG 네트워크와 크로스보더 정산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헥토월렛원은 여기에 지갑 레이어를 결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헥토그룹은 헥토월렛원의 지갑 인프라, 헥토파이낸셜의 결제·정산 기능, 헥토이노베이션의 플랫폼 접점을 연결해 ‘지갑-결제-플랫폼’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헥토월렛원은 이를 기반으로 해외 정산과 자동화 결제 영역까지 검토하는 한편, KG파이낸셜과도 스테이블코인 결제·금융 서비스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만 지갑 인프라 수요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려면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 범위, 금융권 인앱 지갑의 규제 기준 등이 정리돼야 기업 고객도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류 부대표는 “실제 사업에서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송금 시스템”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지갑 인프라를 넘어 사용자 또는 AI 에이전트 간 자율적인 거래를 지원하는 글로벌 결제 레이어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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