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리츠 경고등 여러 번 켜졌는데…‘3중 구멍’에 커지는 책임론

입력 2026-05-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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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한 달 새 ‘A→D’ 급락…사태 이후에야 줄 강등
유상증자 철회·환헤지 손실 등 위험 신호 이미 누적
신평사·금감원·국토부 ‘사후 대응’…감독 공백 도마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를 둘러싸고 신용평가사·금융당국·주무부처까지 이어지는 ‘3중 관리 체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유상증자 철회와 단기차입 확대, 환헤지 손실 등 위험 신호가 반복됐음에도 사전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생절차 직전까지도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했던 제이알글로벌리츠 신용등급이 급전직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무보증사채 등급을 ‘BBB+’에서 ‘BB+’로 내린 뒤 다시 ‘C’로 낮췄고, 다음날 단기사채 미상환이 발생하자 곧바로 ‘D’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전달 24일 ‘A-’에서 ‘BBB+’로 낮춘 뒤, 회생절차 개시 다음 날 ‘BB+’에서 ‘D’로 급락시켰다. 사실상 사태 발생 이후에야 등급이 급격히 조정된 셈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최근 해외 오피스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대출 약정 기준을 초과하면서 지난달 16일 캐시트랩(Cash Trap·현금동결)이 발동됐다. 이에 임대수익이 대주단 통제 계좌에 묶이며 가용 현금이 급격히 줄었다. 단기차입 만기가 집중된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결국 같은달 27일 회생절차 신청을 했다.

재무지표에서도 이미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지난해 하반기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으로 직전 반기 대비 47% 감소했다. 국내 회사채와 해외 담보대출 이자비용이 급증하며 금융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된 영향이다. 외형상 자산 규모와 영업이익은 유지됐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 모습이었다.

또 지난해말 기준 환헤지 계약에서 1년 이내 만기 기준 약 855억원 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선순위 대출 LTV 기준은 매년 강화되는 구조였다. 여기에 자금보충 약정과 평가 방식 변경 등 구조적 리스크도 이미 공시된 상태였다. 신용평가사가 이를 충분히 반영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사전 점검 기능도 도마에 올랐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1월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벨기에 자산 감정가액 불확실성 등이 문제로 제기되자 2월초 자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이 정정요구나 중지명령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했는지, 캐시트랩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공시 강화가 논의됐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른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감독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인가권자로서 분기·반기 보고서를 통해 재무 상태를 점검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캐시트랩 등 약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체계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사태 발생 이후 합동점검에 나선 것은 ‘사후 대응’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리츠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리츠업계 고위 관계자는 “유상증자 철회와 단기 사채 발행 확대 등 여러 경고 신호가 반복됐는데 이를 아무도 짚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시스템 문제”라며 “신평사와 감독당국, 주무부처 모두 위험 신호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집단적 안일함’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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