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벼농사 해법 나왔다…농진청, 물관리 개선해 메탄 44% 감축

입력 2026-04-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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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논 써레질·다중물떼기·ICT 계측기 확산…농가 부담·탄소배출 동시 절감
농기계 탄소 17.7% 줄이고 비점오염도 완화…탄소크레딧 연계 기반 마련

▲김병석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논 관리 방식에 스마트 정밀 농업을 접목한 ‘저탄소 벼 재배 기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김병석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논 관리 방식에 스마트 정밀 농업을 접목한 ‘저탄소 벼 재배 기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기후위기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농업 현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벼 재배 방식 자체를 바꿔 온실가스와 생산비를 함께 줄일 수 있는 저탄소 기술이 나왔다. 물을 채운 논에서 반복 작업하던 관행을 줄이고, 정밀한 물관리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메탄 배출을 최대 44% 낮추는 방식이다. 논을 탄소 배출원에서 감축 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농촌진흥청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논 관리 방식에 스마트 정밀 농업을 접목한 ‘저탄소 벼 재배 기술’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확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마른논 써레질 △다중물떼기 △ICT 기반 논 물관리 이행 확인 계측기 등 3가지가 핵심이다. 농진청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는 녹색전환(GX) 정책에 맞춰 벼 재배 분야의 탄소 감축과 농가 부담 완화를 동시에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마른논 써레질 작업과정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마른논 써레질 작업과정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먼저 마른논 써레질은 논에 물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흙을 부수고 고른 뒤, 모내기 직전에 물을 대는 방식이다. 물을 댄 상태에서 농기계를 반복 운행하는 기존 무논 써레질과 비교하면 농기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7.7%, 토양 내 메탄 배출량은 14.0% 줄일 수 있다. 농기계 연료 사용량도 10아르당 4리터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농번기 논에서 하천으로 흘러가는 비점오염원을 비교한 결과, 마른논 써레질은 무논 써레질보다 부유물질은 96.4%, 총인은 86.5%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술은 2024년 농식품부 ‘농업환경 보전 프로그램’과 2025년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에 잇따라 등록됐다.

다중물떼기는 벼 생육 기간 중 중간물떼기 이후 작은 물떼기를 2차례 더 반복하는 물관리 기술이다. 유효분얼이 끝나는 시기에 2주간 중간물떼기를 실시한 뒤, 출수 전과 후에 각각 5일가량 강제배수를 하는 방식이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시험한 결과 상시 담수 재배와 비교한 메탄 감축 효과는 44%로, 기존 중간물떼기 기술의 21%보다 감축 폭이 더 컸다.

농가의 이행 부담을 덜어줄 장비도 함께 보급한다. ICT 기반 논 물관리 이행 확인 계측기는 카메라와 수위센서를 활용해 논 사진과 수위 측정값을 하루 두 차례 자동 저장하는 장치다. 지금까지 농업인이 직접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했던 절차를 자동화해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향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탄소 크레딧 확보나 저탄소 인증제와 연계하는 기반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논 물관리 이행 확인 계측기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논 물관리 이행 확인 계측기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보급도 확대된다. 마른논 써레질 기술은 지난해 전국 8개 지역에서 추진한 시범사업을 올해 12개 지역, 60헥타르 이상으로 넓혀 운영한다. 전라남도도 자체 사업으로 6개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ICT 계측기는 농진청 신기술 시범사업과 농식품부 저탄소 농업프로그램과 연계해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중물떼기 역시 현장 실증을 거쳐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와 연계해 확산할 방침이다.

벼 재배 분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8.6%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이들 기술을 2~3개씩 패키지화해 현장 보급을 늘리고, 논을 단순한 배출원이 아닌 감축 수단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병석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저탄소 벼 재배 기술은 기후 위기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 속에서 탄소 배출과 농가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라며 “이번 기술이 저탄소 농업 체제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발판이 되도록 현장 보급과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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