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호황, 이 정도일줄 몰랐다"⋯1분기 韓 경제 1.7% '깜짝 성장' [종합]

입력 2026-04-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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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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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마저 놀랄 정도로 대한민국 반도체의 힘은 대단했다. 올해 1분기 중동 전쟁에 따른 충격이 적지 않았음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민간 소비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다만 앞으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4월에도 지속되고 있는 전쟁 이슈와 반도체 업황 사이에서 향후 성장 경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속보치)이 1.7%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성장이다. 지난 2월 한은이 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예상치(0.9%)의 두 배에 육박한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한은은 1분기 'GDP 서프라이즈'에 대해 반도체 수출과 민간소비,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고르게 개선된 영향으로 평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반도체가 호황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려웠다"며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 두 곳 실적을 보시면 알겠지만 1분기 실적이 작년 연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건설투자가 전망치를 웃돌며 개선 흐름을 보인 것도 성장률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중동 전쟁 여파는 1분기 성장률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고 성장은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3월 하순까지 국내로 들어왔다. 때문에 (2분기에 해당하는) 4월부터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소비에 대해서도 "4월 소비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지난주 신용카드 사용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중동 관련)아직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GDP 항목 별로는 수출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5.1% 상승했다. 이는 2020년 3분기(14.6%)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0% 증가했다. 역성장을 거듭하던 건설투자도 건물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8% 개선됐고, 설비투자 역시 4.8% 증가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실었다. 1분기 민간소비도 의류 등 재화를 중심으로 0.5%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0.1%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1분기 가파른 성장세 덕에 올해 2~4분기 0%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연간 2%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한은은 중동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고물가 우려 속 건설투자 부문 실적에 대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국장은 "지금 누구도 미래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국제기구인 OECD나 IMF 전망을 보더라도 방향성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중동 전쟁 발발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결국 향후 성장률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각각 어느 정도로 작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GDP '깜짝 실적'에 대해 신현송 한은 총재는 "한국 경제의 복원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 뿐 아니라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자본시장 활성화, 소비지원 대책 등 정책 효과도 1분기 GDP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중동 전쟁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도 일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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