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혜자 회고전’부터 박수근의 ‘작가의 방’까지…국립현대미술관 3곳 주요 전시 한눈에[주말&]

입력 2026-04-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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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청주·서울·과천 각 관에서 서로 다른 결을 지닌 전시를 선보이며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 작가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하는 회고전부터 참여형 전시 그리고 한국 미술사를 재구성한 상설전까지. 전시의 성격과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경험의 밀도를 강조한다. 주말을 맞아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라면 각 전시의 특징을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관람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청주관 : 빛의 사유를 따라가는 회고전

▲방혜자 '별들의 노래' (사진제공=방혜자 재단)
▲방혜자 '별들의 노래' (사진제공=방혜자 재단)

청주관에서 열리고 있는 ‘방혜자-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는 빛이라는 개념을 평생에 걸쳐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을 시기별로 정리한 대규모 회고전이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작품 67점과 아카이브 자료 200여 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프랑스 주요 기관이 소장한 작품들이 포함돼 작가의 작업 전반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빛의 탄생’에서 출발해 ‘빛으로 태어나는 길’에 이르는 흐름 속에서 작가의 조형 언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보여준다. 초기에는 거친 붓질과 물질성이 강조된 추상회화가 중심을 이루지만 이후 한지와 천연 안료, 나아가 부직포까지 재료가 확장되면서 화면은 점차 빛의 에너지와 우주적 이미지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특히 화면 위에 안료를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나 캔버스를 바닥에 두고 작업하는 방식은 빛을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물질과 행위가 결합한 결과로 드러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전시장 도입부에 배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재현 역시 이러한 빛의 개념을 상징적으로 압축한 장치다.

방혜자의 빛에 관한 탐구를 알 수 있는 이 전시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린다.

서울관 : 과정 자체를 경험하는 참여형 전시

▲양정욱 '작은 사람과 더 작은 사람' (사진제공=전병철)
▲양정욱 '작은 사람과 더 작은 사람' (사진제공=전병철)

서울관 MMCA 아이공간에서 17일부터 진행 중인 ‘그래도 해보던 날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하는 전시다. 양정욱 작가는 나무, 모터, 실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움직이는 구조물을 만들고, 관람자가 그 작동 과정에 직접 개입하도록 설계했다.

관람자는 작품을 피상적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체를 넣거나 움직임을 유도하는 행위에 참여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반복과 변형의 경험은 ‘시도와 실패’라는 전시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도록 만든다.

또한 전시와 연계된 워크숍 프로그램은 재료를 선택하고 구조를 이해하며 반복적으로 실험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어린이 관람객이 창작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과천관 : 작가 중심으로 재구성된 한국 미술사

▲박수근 '춘일'(春日) (사진제공=박수근연구소)
▲박수근 '춘일'(春日) (사진제공=박수근연구소)

22일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진행 중인 과천관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I·II’는 개편을 통해 기존의 작품 나열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 중심의 전시 구조를 강화했다. 전체 출품작 가운데 약 25%가 교체되며 이인성과 박수근의 ‘작가의 방’이 새롭게 구성됐다.

이인성의 작업은 1930년대 수채화를 중심으로 근대 도시의 풍경과 색채 실험을 보여주는 등 서양화 기법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드러낸다. 반면 박수근의 작품들은 전후 시기의 일상과 인물에 집중한다. 두터운 질감과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구축해 나간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Ⅱ관에서는 여성 미술가의 작업을 별도의 흐름으로 조명하고, 민중미술과 극사실주의 등 다양한 경향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보다 다층적으로 구성했다. 이는 특정 시기나 경향 중심으로 정리되던 기존 전시 서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미술사적 층위를 함께 보여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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