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 “사도광산 결정은 합의 결과…종묘 개발, 절차 따라야”[韓 첫 세계유산위]

입력 2026-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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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 기자간담회

사도광산 결정문, 이행 점검·대화 촉진에 방점
종묘는 한국의 보석…보존은 모두의 공동 책임
부산선언, 협력을 세계유산 새 원칙으로 제시

“부산선언의 ‘협력’, 세계유산 체계 잇는 여섯 번째 C”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일본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 반영 문제와 종묘 주변 개발 논란을 두고 당사자 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부산선언’에 대해서는 세계유산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아소모 센터장은 24일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유산위원회는 대화와 협력으로 움직이는 기구”라며 “세계유산센터의 역할은 위원회의 결정이 어떻게 이행되는지를 살피고 관련 당사자들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3일 일본의 세계유산 ‘사도광산’과 관련해 광산 채굴의 모든 시기에 걸친 ‘전체 역사’를 현장 해설과 전시에 반영하도록 요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일본이 해설·전시 전략의 개선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리고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도 결정문에 포함됐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장소다. 일본은 2024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등재 이후 관련 역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소모 센터장은 “사도광산의 해석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모든 시기의 전체 역사를 보여줘야 한다는 결정이 있었다”며 “이번 결정 역시 보고서를 제출받아 그 이행 상황을 계속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유산 등재 신청 자체가 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당사국의 의지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당사국이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면 세계유산센터가 이를 자문기구에 전달하고, 자문기구는 결정의 이행 여부와 유산의 보존 상태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다만 위원회의 결정을 물리적으로 강제할 수단은 없다고 했다. 아소모 센터장은 “세계유산위원회는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특정한 방식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며 “당사국이 자발적으로 결정을 따르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체계”라고 말했다. 결정문의 표현을 놓고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합의 채택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결정문에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위원국의 의견이 담긴 결정문이 컨센서스로 채택됐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 모두와 협력하고 두 나라 사이의 대화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서울 종묘 주변의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유산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소모 센터장은 종묘를 “한국이 최초로 세계유산에 등재한 매우 중요한 유산”이라고 평가하며 “한국과 한국 문화, 한국의 역사와 연결된 유산인 만큼 국제사회도 종묘를 보존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묘가 직면한 문제가 특정 유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도시 안에 자리 잡은 세계유산들이 공통적으로 개발 압력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또 “도시 지역의 세계유산을 보호하려면 우선 적절한 규제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개발이 추진될 때는 그 개발이 유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평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묘도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며 “세계유산센터는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관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묘를 “소중한 보석”이라고 표현하며 “이 보석이 앞으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전문가, 시민 등 이해관계자 간 견해가 다른 상황에 대해서는 대화와 함께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소모 센터장은 “여러 당사자가 협의하고 대화해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절차와 지침이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그 절차와 지침에 따라 움직이고, 결정이 내려지면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묘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종묘는 한국의 정체성이자 문화”라고 덧붙였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이 24일 오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 첫날인 20일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한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선언’이 21개 위원국의 합의로 채택됐다. 부산선언은 무력분쟁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재난, 개발 압력, 급격한 기술 변화 등 세계유산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세계유산협약의 5대 전략목표인 신뢰성, 보존, 역량 강화, 소통, 공동체에 ‘협력’을 추가해 여섯 번째 C로 인정하자는 제안도 포함됐다.

아소모 센터장은 “부산선언은 현재 세계유산이 직면한 여러 위기를 인식하고, 세계유산이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동체를 어떻게 지원할지, 교육을 어떻게 강화할지, 디지털 기술을 통한 유산의 전승을 어떻게 다룰지 등이 선언에 담겼다”며 “부산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력의 의미를 세계유산 로고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협력은 대화와 컨센서스, 공동의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며 “기존의 다섯 가지 전략목표를 연결하고 강화하는 여섯 번째 C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선언은 현재로서는 선언이지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위원회가 선언을 환영한 것은 협력이 세계유산 보존과 미래 세대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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