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빠진 PEF협의회…협회 전환 속도전

입력 2026-04-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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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업계를 대변하는 PEF협의회가 대형 운용사 공백 속에서도 정식 협회 전환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 대표성을 키우기 위해 외연 확대에 나선 시점에 한앤컴퍼니 등 대형 하우스가 이탈하고, MBK파트너스도 대외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협의회의 상징성과 동력이 시험받는 국면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연차총회를 열고 연회비 인상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정식 협회 전환 필요성 △신규 가입 회원사 소개 △책임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세미나 등도 진행됐다.

총회에서는 협회비 인상 배경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 측은 이에 대해 대관 활동 확대에 따른 운영비 증가와 법률 자문 수요 확대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모펀드를 둘러싼 자본시장법 개정 대응 과정에서 협회 차원의 법률 검토 필요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관련 비용 부담도 함께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협의회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업권 관련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 등과 자문 기능을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PEF협의회 연회비는 운용자산(AUM) 규모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AUM 규모는 금융감독원이 매년 공시하는 PEF 등록현황부를 따르며, 코지피(Co-GP·공동운용사)인 경우에는 1/N 방식으로 반영된다. 2024년까지는 AUM 1조원 초과인 대형 PEF 운용사가 500만원, 5000억원 초과~1조원 이하 300만원, 1000억원 초과~5000억원 이하 200만원, 1000억원 이하는 100만원의 연회비를 부담했다.

문제는 인상 속도다. 차등 적용되는 연회비는 지난 3년 연속 인상됐으며, 올해는 인상 폭이 가장 컸다. AUM 1조원 초과 운용사의 연회비는 2024년 500만원에서 2025년 1000만원, 올해는 5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AUM 2조~3조원 규모 회원사도 지난해 1000만원에서 올해 3500만원으로 인상됐다. 통상 연회비는 연말에 납부하지만, 지난해 말 고지된 회비를 이달까지도 내지 않은 일부 PE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 안팎에서는 협회 전환 추진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회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최근 주요 회원사 이탈이 이어진 상황에서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 추가 이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앤코 이탈에 더해 MBK 역시 대외 활동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회비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일부 회원사들 사이에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 전환을 추진하며 업계 대표성을 강화하려는 시점에 오히려 회원사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내부 결속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는 관측이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금융감독당국의 제재 논의가 이어지면서 국내 PEF업계 관련 공식 협의체 활동에 사실상 제약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올해 1월 금융감독원장과 PEF 운용사 대표이사(CEO)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바 있다.

이날 총회는 업계 2위 운용사로 꼽히는 한앤컴퍼니가 빠진 채 열렸다. 한앤코는 최근 PEF협의회에 탈퇴 의사를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협의회 운영 실익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토종 운용사에 집중되는 규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한앤코가 올해 초 설립한 에이치캠(H-CAM)을 통해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로 가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금투협에 회원 가입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내 가입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신규 가입 회원사 소개도 이뤄졌다. 대형 회원사 일부가 이탈한 가운데서도 신규 가입사를 늘리며 외연을 확장해 나가려는 모습이다. 이 자리에서 스텔라PE, 이케이케이파트너스, 디앤써파트너스 등 4개사가 새롭게 협의회에 합류했다. 박병건 PEF협의회장은 이날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한앤컴퍼니의 탈퇴와 관련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 측은 이와 관련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기조대로 협회 전환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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