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르무즈 막히자 ‘알루미늄 쇼크’…韓도 취약

입력 2026-04-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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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동차 업계, 중동산 의존도 70%
알루미늄 가격 13%↑…생산 차질 현실화
한국, 알루미늄 스크랩 중동 수입 비중 11% 달해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에 있는 사카에캐스팅 공장에서 근로자가 배터리와 반도체 냉각에 쓰는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치오지(일본)/AP뉴시스)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에 있는 사카에캐스팅 공장에서 근로자가 배터리와 반도체 냉각에 쓰는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치오지(일본)/AP뉴시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며 상당 부분을 중동산 알루미늄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역시 알루미늄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로 인한 업계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쟁 영향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일본 기업들이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일본 자동차 업계다. 일본은 알루미늄 수입의 약 30%를 중동 지역에서 하는데, 자동차 업계로 한정하면 전체 알루미늄 물량의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시장에서 엔진 부품, 휠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알루미늄 가격이 이란 전쟁 전과 비교해 약 13% 급등했다고 전했다.

가격 급등에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핵심 부품사인 ‘덴소’와 관련 계열사들은 월 2만 대 분량의 자동차 부품 생산을 줄인 상태다.

다이키 가토 ‘가토경금속’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곧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더 선택적으로 부품 생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업체를 포함해 일본 기업 대부분이 2개월 치 분량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재고가 바닥나면 지금보다 알루미늄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심화할 수밖에 없어 다음 달에는 알루미늄을 둘러싼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알루미늄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쉽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중동 내 최대 알루미늄 생산 단지도 공습으로 피해를 입어 전쟁 전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에미레이트글로벌알루미늄은 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피해를 입어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란은 지난달 말 바레인 소재 알루미늄 제련소에도 공습을 가해 피해를 줬다.

한국 역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알루미늄 부족 문제에 취약한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들은 알루미늄 웨이스트와 스크랩 수입에서 중동산 비중이 11.2%, 비합금 알루미늄 괴는 8.8%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산을 쓰지 않더라도 글로벌 알루미늄 가격 자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의 부담도 커지는 양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알루미늄 공급 문제 외에도) 물류비·유가·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거래 차질로 경영환경 제약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중동과의 거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큰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니시모토 마사토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일본이 전 세계에서 알루미늄 공급 감소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며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알루미늄 공급망 위험에 크게 노출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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