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쟁의 가처분·개인정보 수사 병행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 협상 이견과 총파업 예고, 법적 대응, 개인정보 조회 사건까지 이어지며 확산하는 양상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노조 지위 확보를 선언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운영해 온 노사협의회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면서 “초기업노조는 법적 근로자 대표로서 진정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2025년 9월 약 6000명에서 2026년 4월 현재 약 7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최 위원장은 향후 과반노조로서의 과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차단 △조합원 중심 노사협의회 구성 △교섭력 강화를 통한 처우 개선 등을 제시했다.
향후 단체교섭 주도권 확보와 처우 개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23일 결의대회 이후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결의대회 참여 규모를 3만~4만 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 규모와 관련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전 사업장은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 등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는 하루 약 1조원 수준이며 전체적으로는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는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생산시설 점거 등 법에서 금지된 쟁의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회사에서 노조법 제38조의 2항인 시설 유지나 그리고 또 원재료 폐기를 문제 삼고 있는데 제조와 기술 인력은 기존 단체협상에서 협정 근로자 대상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법무법인에서도 검토 결과에 따라 정당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이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영업이익 10% 이상을 재원으로 활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성과급은 평균 연봉의 600% 수준, 인당 약 5억4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 특성상 파업이 안전과 설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산라인은 유독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고위험 시설로 방재·전력·배기 시스템 이상 발생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공정 중 웨이퍼 폐기와 설비 복구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비 한 대당 최대 5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손실 규모가 수조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전환 시점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조회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에 고소 조치를 취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속 직원 A씨는 사내 시스템 2곳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2만건 이상의 임직원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회 정보에는 이름과 부서, 인트라넷 ID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앞서 내부 메신저를 통해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공유된 사례와 맞물리며 개인정보 관리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시스템 통제와 내부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조합원이 80%가 넘어가면서 각 부서에서 과열되는 현상이 있었다”며 “일부 조합원들이 본인 부서 사람들의 가입 여부를 체크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분명히 잘못됐고 회사가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회사에 선제적으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