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돌아온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000선을 단숨에 탈환하며 역대 최고치인 6307선 돌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중동 분쟁으로 인한 '할인율 충격'을 이익 성장세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23.64포인트(2.07%) 오른 6091.39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2월27일 이후 33거래일 만에 6000선 안착에 성공했다.
전날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544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9390억원, 기관은 21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전쟁의 공포가 극에 달하며 코스피는 3월 말 5000선까지 위협받았다. 하지만 최근 돌아온 외국인의 수급이 코스피 반등의 키가 됐다. 4월 들어 외국인은 5조9166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56조8351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반면 개인은 1월~3월까지 37조2016억원을 사들였지만 4월들어 15조3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집중해 외국인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종전 기대감 랠리에 대해 3월 초 발생한 중동 전쟁 변수는 기업의 실적 훼손보다는 금리, 환율,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은 30.3% 압축된 반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F EPS)은 오히려 33.4% 상향 조정되며 이익 체력이 강화되었음을 증명했다.
현재 코스피 6000선은 과거의 과열 구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월 직전 고점 당시 10.4배 수준이었던 코스피 12MF P·E는 현재 7배 초반까지 낮아져 2022년 이후 평균인 10.2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는 현재의 지수가 높아진 이익 전망치 위에서 안착해야 할 1차 시험대임을 시사하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전고점 돌파를 위한 충분한 여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증시 주도주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 업종은 3월 조정 과정에서도 주당순이익 50.3% 대폭 상향되며 전쟁 후 주가 하락을 상쇄했다. 여기에 IT 하드웨어, 방산, 기계 업종이 주도력 확산의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IT 하드웨어는 저점 대비 반등률이 29.2%로 반도체를 소폭 상회하고 있으며, 방산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과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증시의 복원력이 기술적 변화에 따른 '관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고 센터장은 "메모리 중요성 증대, 현대차의 알파마요 자율주행,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이라는 세 가지 선물이 한국 시가총액 상위 그룹을 지탱하는 강력한 관성"이라며 "데이터가 모든 것이 된 AI 시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뿜어내는 이익의 크기는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 전쟁의 장기화 여부는 여전히 경계해야 할 변수다. 유가 상승이 일시적 쇼크를 넘어 실질적인 주당순이익(EPS) 하향으로 전이될 경우, 2022년과 같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쟁 직후에는 통신, 소매 등 방어주의 할인율 방어가 유효했으나, 실적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하자 모든 업종이 동반 하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 필수소비재와 같은 완충재를 포트폴리오에 병행하는 전략이 권고된다.
고 센터장은 "이란 전쟁이 조기에 종식된다면 기존의 긍정적 상승가치는 그대로 살아있어 전고점 트라이는 당연한 순서"라면서 "환율 안정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복귀와 정치권의 증시 부양 의지가 맞물린다면 코스피는 단순한 회복을 넘어 새로운 고점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