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불법 건축물, 재난을 부르는 시한폭탄

입력 2026-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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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이 비극은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었다. 그 배경에는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운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세월호는 더 많은 화물과 승객을 싣기 위해 불법적으로 증·개축을 했다. 객실을 늘리고 화물 적재 공간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선박의 복원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배가 기울었을 때 다시 균형을 되찾는 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도 불법 건축물이 피해를 키운 대표적 사례다. 건축 도면에 없는 무허가 복층 휴게실과 증축 공간이 대피 통로를 막고 환기를 어렵게 해 화재 발생 시 연기와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며 인명 피해가 집중되었다.

안전관리 소홀 더해져 대형사고 불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는 불법 건축물 문제는 단순히 건축법을 어긴 행위로만 볼 수 없다. 불법으로 지어진 건물은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화재, 붕괴, 침수 같은 재난 상황에서 피해를 크게 키우는 위험 요소가 된다. 실제로 대전 안전공업 화재, 광주 클럽 붕괴, 이태원 참사 등은 불법 건축물과 안전관리 부실이 결합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이런 현실은 불법 건축물을 단순한 행정 단속 대상이 아니라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행 제도는 사후 적발과 이행강제금 부과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예방 기능이 부족하다. 경제적 이익이 제재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되면 건축주는 불법 건축물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위험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과 강제 철거 중심의 적극적 행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강제철거가 어려운 이유는 법적·제도적 한계와 선거로 인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건축법과 행정대집행법은 실제 철거를 강제하기 어렵게 되어 있고 비용과 소송 부담 때문에 행정청이 집행을 주저한다. 여기에 주민 반발을 우려한 정치적 요인까지 더해져 행정은 소극적으로 흐른다.

이를 해결하려면 불법 건축물을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해 강제철거토록 하고 반복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병행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불법 건축물을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위험행위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는 사후 단속이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정기 점검을 통해 구조 안전성, 소방 설비, 대피 동선을 확인하고 드론, 위성 이미지, 인공지능(AI) 분석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불법 건축물을 조기에 탐지하고 위험도를 평가해 고위험군은 우선 철거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제철거 등 예방적 관리 강화해야

현장에서 점검과 강제철거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정치적 부담보다 공익적 목적을 앞세울 때 불법 건축물 문제는 해결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불법 건축물은 단순한 위반이 아니라 잠재적 재난이다. 최근에 발생했던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에서 보듯 불법 건축물은 사회적 참사로 직결된다. 이를 위험시설로 인식하고 강제철거와 예방적 관리,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을 결합할 때 시민 안전은 실질적으로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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