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힘 받는 ‘페트로위안’…달러 패권 균열 조짐

입력 2026-04-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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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속 위안화 결제 확대
CIPS 거래 사상 최대…중동과 밀착도
단기적 패권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

▲중국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 통한 일일 평균 거래량. 단위 조위안. 3월 0.92. (출처 블룸버그)
▲중국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 통한 일일 평균 거래량. 단위 조위안. 3월 0.92. (출처 블룸버그)
이란 전쟁을 계기로 중국 위안화의 에너지 결제 통화로서의 위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페트로위안(원유의 위안화 거래)’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달러 중심 국제 통화 질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이란이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선박의 안전 통과 조건으로 이란이 위안화 결제를 받아들이면서 사용 확대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중동 순방에서 강조했던 ‘페트로 위안’ 구상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

실제 결제 인프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국경간 위안화 결제시스템(CIPS)’을 통한 일일 거래액이 최근 1조2200억위안(약 26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말리카 사크데바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전쟁이) 페트로달러의 지배력 약화를 촉발한 주요 계기이자 페트로위안 시대의 서막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중동 간 경제 협력 강화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서 선물 계약을 포함한 원유 거래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또한 CIPS 시스템을 확장하고 중동 파트너들이 참여하는 국제 디지털 통화 플랫폼을 모색해 왔다.

최신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과 중동 간 위안화 결제 및 수취 규모는 1조1000억위안에 달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연평균 53%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이 거래의 대부분은 상품이 아닌 증권에 집중됐으며, 상품 거래는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단기간 내 달러 패권이 위안화로 대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치 로 BNP파리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 전략가는 “중동 분쟁은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에 대한 유인을 확실히 높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당분간 달러를 대체할 경쟁자가 없으므로 이로 인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호주 그리피스대의 후이 펑 선임 강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위안화 사용이 석유 무역에서 확대될 경우의 파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전쟁의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위안화가 긍정적인 이득을 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페트로위안이 힘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찰스 장 중화권 매니징디렉터는 “이란 전쟁 이전에도 일부 걸프국들은 달러 이외 통화로 무역하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전쟁으로 이런 움직임이 커진다면 더 많은 중동 국가가 페트로위안을 수용할 의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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