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외교 축 이동…유럽 중심 복귀
러시아, 친 EU 정당 선거승리 ‘평가절하’

헝가리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머저르 페테르 티서당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거리 두기에 나섰다. 미국과는 협력 관계는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저르 대표는 부다페스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매우 좋은 파트너이며, 좋은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로 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오르반 빅토리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노골적으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기독교 보수주의 이념과 반이민정책, 반유럽연합(EU) 성향을 보이며 유럽의 트럼프라 불렸다.
총선 직전엔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르반 총리를 공개지지했고, 7일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헝가리를 방문해 헝가리 국민에게 오르반 총리 지지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이에 친 EU 성향의 머저르 대표는 미국과의 필요한 협력은 계속하면서도 일정 부분 거리 두기를 하는 등 오르반 총리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국익 중심 외교 전략을 강조하며 러시아와는 대립각을 세울 것을 시사했다.
머저르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언급하며 “어느 나라도 타국에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며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일이 생긴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를 사자로 비유한 반면 헝가리는 사자를 돕는 생쥐로 묘사하는 방식으로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가 굴욕 외교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머저르 대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원책에 반대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EU가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를 대출하는 지원책에 결사반대하는 몽니를 부려왔다.
머저르 대표는 “헝가리는 대출 재원 조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출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며 더는 헝가리가 이를 막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헝가리 총선이 친 EU 정당의 승리로 끝난 것과 관련해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연방의회 부의장은 “EU가 전술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EU의 미래의 전략적 패배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헝가리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헝가리의 새 지도부가 어떠한 조치와 결정을 내릴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