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코크냐 코크 제로냐”…미국 뒤흔드는 ‘제로콜라 내전’

입력 2026-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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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슈거, 미국 탄산음료 판매 증가분 52% 차지
코크 제로, 가장 빠른 성장세
남성·일반 콜라 소비층 흡수
다이어트 코크, 도시 전문직·패션 문화 상징
트럼프가 애용하는 콜라로도 유명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소매점 진열대에 일반 코카콜라와 다이어트 코크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포틀랜드(미국)/AP뉴시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소매점 진열대에 일반 코카콜라와 다이어트 코크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포틀랜드(미국)/AP뉴시스)

미국에서 ‘다이어트 코크’와 ‘코크 제로(코카콜라 제로슈거)’ 소비자들 간의 치열한 취향 전쟁이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코카콜라와 펩시가 벌였던 ‘콜라 전쟁’이 이제는 같은 코카콜라 진영 내부의 ‘형제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코카콜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코크와 코크 제로 가운데 어느 제품이 더 우월한지를 놓고 온라인과 일상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코크 제로 판매가 급증하면서 수십 년간 다이어트 탄산음료 시장 최강자였던 다이어트 코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탄산음료 판매 증가분 가운데 52%가 제로슈거 음료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코크 제로는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음료업계 전문지 비버리지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코크 제로 판매량은 2024년 10% 증가했고 지난해 1~9월에도 4.8% 늘었다. 반면 다이어트 코크 판매 증가율은 같은 기간 1.3%에 그쳤다.

다이어트 코크는 1980년대 출시 이후 패션·미디어 업계와 결합한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냉장고 속 담배(fridge cigarette)’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독특한 팬덤을 형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다이어트 코크 호출 버튼을 다시 설치한 일도 화제가 됐다.

반면 코크 제로는 기존 코카콜라와 비슷한 맛을 구현하면서도 ‘다이어트’라는 표현을 빼 남성 소비자와 일반 콜라 소비층까지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카콜라는 2017년 레시피를 바꾸며 기존 콜라 맛과 더욱 비슷하게 조정했고 제품명도 ‘코크 제로 슈거’로 변경했다.

▲코카콜라 제로슈거(코크 제로). (AP뉴시스)
▲코카콜라 제로슈거(코크 제로). (AP뉴시스)

팬들 간 신경전도 뜨겁다. 뉴욕의 한 광고업계 종사자는 WSJ에 “코크 제로는 쓰레기”라며 “다이어트 코크 특유의 청량감과 미묘한 짜릿함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코크 제로 지지자들은 다이어트 코크에 대해 “화학약품 같은 금속 맛이 난다”고 맞받아쳤다.

전문가들은 두 제품 경쟁이 단순한 음료 취향을 넘어 세대와 라이프스타일, 정체성 경쟁으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마케팅 교수인 아메리쿠스 리드는 “다이어트 코크는 도시 전문직과 패션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코크 제로는 바비큐·야구·데이트 같은 전통적 코카콜라 감성을 계승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일부 다이어트 코크 팬들이 코크 제로 중심 시장으로 바뀐 해외에 갈 때 직접 다이어트 코크를 챙겨갈 정도로 충성도가 강하다고 전했다. 다만 코카콜라는 전체 소비자의 약 10%는 두 제품을 모두 마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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