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아비 총리, 재선 유력…에티오피아 미래는 ‘안갯속’

입력 2026-05-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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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조 필요 없는 국가’로 발전 중이라 주장
반군·민족갈등·경제난 이어지며 비판은 커지는 중
지리멸렬 야당에 여당의 선거 승리는 유력하지만
“선거 후 정치·경제·안보 위기 동시에 맞을 수도”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AP연합뉴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AP연합뉴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아프리카 강대국 부활’을 꿈꾸는 아비 아흐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다음 달 총선에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고속 경제성장과 대규모 개발사업 이면에서 민족 갈등과 반군 활동, 주변국과의 군사 긴장이 동시에 커지면서 에티오피아의 미래를 둘러싼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고 30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아비 총리는 국가 통합과 경제적 자립을 내세우며 에티오피아의 대규모 개발 사업과 경제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권력의 지나친 집중과 민족 갈등 심화로 국가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 여당이자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번영당(Prosperity Party)’은 이번 선거에서 밀 이삭을 상징 로고로 내세우며 식량 자급과 국가 통합을 강조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전임자의 사임으로 처음 집권하게 된 아비 총리는 금융·통신 부문 개방 등 경제 개혁을 추진해왔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의 재개발과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신공항 건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나이지리아 자본과 4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비료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에티오피아의 경제성장률이 9.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수출 증가와 물가 안정, 세수 확대 등 경제 지표도 일부 개선되고 있다. IMF는 최근 에티오피아의 경제 개혁 성과에 대해 “인상적인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여당은 에티오피아가 더는 이전처럼 해외 원조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틀린 말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경제 상황이 에티오피아 정부의 발표만큼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에티오피아에서 하루 3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빈곤층 비율이 10년 전 33%에서 지난해 43%까지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정부가 제조업 활성화에 힘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는 부진한 상황이며, 제조업이 에티오피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비 총리 취임 이전 대비 3분의 1 이상 줄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에티오피아 인구 약 700만 명이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해외 원조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국가에 어울리는 통계는 아니다.

중동 리스크도 에티오피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연료 대부분을 중동 지역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는 경유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는 총리의 권력 집중에 대한 비판이 점차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아비 총리는 국가 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연방정부의 권한 강화와 국가기구 장악을 통해 중앙집권 체제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인사 관련 문제로 민족 간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아비 총리 본인의 민족 집단인 오로모족이 중심이 된 인사가 이어지며 타민족 집단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암하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정부 무장세력도 정부와 여당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으며, 이웃 국가인 에리트레아와는 여전히 영토 문제로 긴장 관계에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산적한 과제들에도 불구하고 내달 1일 치러질 이번 총선에서 아비 총리와 현 집권 여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체 선거구 509곳 중 64곳에서는 여당 후보만이 출마했으며, 이전 집권 세력이었던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은 정부에 의해 불법 단체로 지정되며 정당 등록을 취소당했다.

하지만 선거 승리가 아비 총리와 집권 여당에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코노미스트에 “아비 총리가 선거에서는 승리하더라도 이후 에티오피아가 정치·경제·안보 관련 위기를 동시에 맞는 혼란기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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