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상가 임차인이 꼭 확인해야 할 권리

입력 2026-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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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전국 업무·상업시설 월별 경매 진행건수가 7000건을 돌파했다. 이는 2005년 11월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의 비율)은 약 18%에 그쳐 10건 중 2건도 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 역시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임대인이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물건이 경매로 유입되면서 그 부담은 임차인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임차인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관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가 임차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내용 몇 가지를 짚어 보자.

상가임대차보호 요건 여부 따져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2002년에 도입됐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민법의 특례 규정으로서 이 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임차인은 사업자등록을 갖춰야 하며, 환산보증금이 지역별 기준 범위 이내여야 한다. 환산보증금은 월차임에 100을 곱한 후 보증금을 더한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 기준은 9억원이다. 보증금이 5억원이라면 월세는 400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 기준은 현실 임대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주요 상권에서는 상당수 임차인이 기준을 초과하게 되고, 그 결과 법의 보호 범위 밖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경매가 진행될 경우 보증금 회수가 어려운 문제가 반복되면서 제도 보완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2015년 5월 13일 이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차인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대항력을 인정받게 됐다. 즉 주택과 마찬가지로 사업자등록신청일이 다른 권리보다 빠르다면 환산보증금 초과여부에 상관없이 낙찰자에게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갱신된 임차인의 경우에는 해당 부동산에 2015년 5월 13일 이전 설정된 근저당권 등이 존재하면 여전히 환산보증금 기준이 적용된다. 이는 소급 적용 시 기존 권리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권리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실제 보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묵시적 갱신이다. 묵시적 갱신이란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별도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임대차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규정이다.

환산보증금 초과 시엔 적용 안돼

그러나 이 규정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차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아닌 민법상 묵시적 갱신 규정이 적용되며, 이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언제든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결국 임대인이 언제든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차인이라면 계약 만료 시점에 묵시적 갱신에 기대기보다 적극적으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야 예기치 않은 계약 종료를 피할 수 있다.

향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매 물건 증가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차인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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