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1차 협상 결렬 소식과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번 주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5600~6050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내 증시는 주말 사이 전해진 미국과 이란의 1차 협상 결렬 소식과 이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우려로 인해 장 초반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외교적 타협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고, 외국인의 중장기적 순매수 기조가 유효한 만큼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엇갈린 물가 지표와 중동 리스크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수별로는 △다우 -0.6%, △S&P500 -0.1%, △나스닥 0.4%로 거래를 마쳤다. 한 연구원은 “TSMC의 실적 호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3% 강세를 보이며 나스닥을 지지했으나, 이란과의 협상 불확실성이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 양상에 쏠려 있다. 1차 협상이 핵심 쟁점인 핵 보유 문제로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 유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연구원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대화 지속 의사를 밝혔고 22일까지 휴전 기간이 남아 있어 진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월요일 장 초반의 공포 심리에 휩쓸려 매도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물가 지표 역시 시장에 중립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3%로 전월(2.4%)보다 상승했으나 시장 예상치(3.4%)를 밑돌았고, 근원 CPI(2.6%) 또한 전망치(2.7%)보다 낮게 발표되며 안도감을 줬다고 봤다. 그러나 4월 기대인플레이션이 4.8%로 급등하며 향후 발표될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미국 금융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중대 변수로 꼽았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실적 발표에서 사모대출(Private Credit) 위험 노출액과 연체율 자료를 핵심으로 지목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사모대출 시장의 환매 요청 규모가 전체 자산의 7%인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수급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을 순매수하며 8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환율 급등세 진정이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이후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비중을 조절해온 덕분에 현재 포지션에 대한 부담이 낮은 상태”라며 “중기적으로 외국인은 한국 주식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므로, 물가 및 지정학적 이벤트로 인한 일시적 변동성을 활용해 반도체 등 주도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