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비업무용 부동산 규제 시사⋯세제·금융·허가 '전방위' 압박하나

입력 2026-04-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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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부담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관련 규제 강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출·세제·거래 규제를 전방위로 적용해 온 만큼, 기업 부동산에도 유사한 방식의 정책이 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기업의 부동산 투기 억제를 언급하면서 세제와 규제 전반에 걸친 정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세제 측면에서는 보유세와 재산세 인상, 과세표준 상향 등이 거론된다. 특히 기업이 활용하지 않는 유휴 토지에 별도 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주요 검토 대상으로 언급된다. 과거 1990년대 도입된 ‘비업무용 토지 중과세’와 유사한 제도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시 제도는 사업 목적과 무관한 토지에 일반 세율보다 7.5배 높은 15%의 취득세를 부과하는 방식이었으나, 기업의 토지 활용을 위축시키고 경기 침체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2000년대 들어 폐지된 바 있다.

행정 규제도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장기 미개발 토지에 대한 개발 의무 강화, 인허가 지연 등이 주요 수단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서울 주요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가 급감하며 매각과 활용이 제한된 사례가 있어 유사한 정책이 기업 부동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규제 역시 유력한 카드다. 기업 보유 부동산의 담보 인정 비율을 낮추거나 관련 대출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공시지가 현실화율 상향이나 감정평가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세율 인상 없이도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밖에 유휴부지를 주거·복합시설이나 물류시설 등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언급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구체적인 과세 방식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사업 목적과 무관한 자산의 보유 부담을 높여 시장에 매물로 유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며 “특히 영향은 건물보다 토지, 그중에서도 유휴부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부지가 시장에 나오면 역세권 등에서는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고 토지 가격 안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부동산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기업이 보유한 토지는 개인 자산과 달리 규모가 크고 사업과 연계된 경우가 많아 단기간 매각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규모 산업시설 부지는 구조적으로 처분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일률적으로 투기 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향후 사업을 위한 보유 성격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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