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헬스케어 산업계에 도입되면서 환자 치료·관리·연구 전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래에는 AI가 의료진의 업무를 효율화하는 것은 물론, 의사가 없는 곳에서도 환자 수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대한병원협회 국제종합학술대회(KHC 2026)가 열린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이 ‘AI가 이끄는 의료산업’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AI 도입으로 인한 헬스케어 산업계의 혁신과 병원 현장의 미래 모습을 제시했다.
병원의 환자 관리는 AI 도입으로 대폭 효율화할 전망이다. 상시적인 환자 모니터링을 AI 기반 시스템이 실시해 의료진이 24시간 환자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경감된 것은 물론, 심장박동과 혈압 및 혈당 등 복잡한 수치를 정확히 기록하고 위험 요소를 예측·조기 발견하기 유리해졌다.
포럼에서 연자로 나선 오창헌 대웅제약 디지털헬스케어사업부 팀장은 대웅제약이 병원 현장에 공급한 솔루션을 소개했다.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 기기 ‘모비케어(mobiCARE)’, AI음성 인식 기반 실시간 진료 기룩·요약 시스템 ‘CL 노트(CL NOTE)’ 등이 대표적이다.
오 팀장은 “대웅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병원과 가정을 잇는 24시간 건강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AI 기술과 웨어러블 기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의료 AI 기업들과 벤처캐피털들이 모여 최신의 혁신 기술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투자나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사와 간호사의 손이 필요한 수술 역시 AI를 접목해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이 류 마이크로포트 메드봇 국제 마케팅 디렉터는 AI 수술로봇을 활용한 원격 수술과 자율 수술 기술을 소개했다. 원격 수술은 의사가 로봇을 조종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환자를 수술하는 방식이며, 자율 수술은 학습된 로봇이 스스로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류 디렉터는 “중국 의사가 1만8000km 떨어진 브라질에 있는 환자를 수술한 사례도 있다”라며 “세계의 모든 환자가 전문가 자원을 공유할 수 있으며, 곧 미래에는 인터넷 연결을 넘어 위성 기반 원격수술도 시도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학습을 누적한 수술 로봇은 각기 다른 병원에서 여러 의사가 입력한 가장 최신의 우수한 기술을 집약해 최상의 역량을 갖추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의사의 영상 판독과 의학 연구 분야에서도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노력을 AI가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환자를 마취하기 전 작성해야 하는 상태평가지를 작성하는 AI 에이전트, 엑스레이(X-ray) 결과와 뇌파 및 심전도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AI 솔루션이 대표적인 상용화 사례다. 특히 한국은 국민건강보험 체계와 전자의무기록(EMR) 등으로 고품질의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향후 이를 활용한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형철 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부원장(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2016년도부터 헬스케어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AI 기술이 연구되기 시작했는데, 10년 후인 현재 국내 400가량의 AI 기반 의료기기가 허가돼 사용 중”이라며 “영상의학과에서는 전공의들이 수련을 위해 일정 기간 AI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라고 기술 발전 속도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