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에 사상자 1000명 이상
우라늄 농축·호르무즈 통행료 놓고도 이견
트럼프 “합의 이행 때까지 미군 주둔 유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가 첫날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대규모 공습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전 합의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폐쇄됐으며 휴전 선언 직후 서둘러 해협을 통과하려던 일부 유조선들이 빠르게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휴전 합의 이후에도 ‘무허가 통항 선박을 파괴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해상 항적 추적 데이터에서 해협 출구를 향해 운항 중이던 파나마 선적 12만 t(톤)급 중형 유조선 ‘오로라(AUROURA)’호가 오만 무산담 연안 인근에서 긴급 회항했다. WSJ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직전까지 달려온 유조선이 회항했다는 것은 실질적인 봉쇄가 다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이날 호르무즈를 빠져나간 선박이 세 척에 불과하며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이란 측의 ‘보복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해협 통행이 다시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레바논은 자국 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지난달 2일 전쟁에 가세함에 따라 포화에 휩싸였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레바논을 공습하고 있다. 헤즈볼라 거점인 레바논 남부에는 지상군까지 투입하기도 했다.
이란은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에 미국과의 휴전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한 지 하루 만인 이날 이란 측은 휴전 합의 직후 재개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강력히 비난하며 “이 같은 행위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헝가리를 방문 중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란은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우리도 이스라엘도 그것(레바논)이 휴전 협정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그들이 보유해선 안 되는 핵물질은 전부 제거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빼앗을 것이다.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이란이 미국 측에 전달한 10개 항목의 휴전안에 포함된 ‘우라늄 농축 용인’과 배치되는 입장이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0개 항목을 협상의 토대로 수용한다고 밝힌 데 따라 휴전에 응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도 서로 거두겠다며 부딪혔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체 연합회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 통행료를 징수하고 각 선박을 평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2주 동안 무기 밀반입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협을 드나드는 물자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협회는 이란 정부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행료 부과 방식에 대해선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WSJ는 이란이 가상자산과 중국 위안화를 받을 거라고 보도했고 FT는 가상자산만 언급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공동 징수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공동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해협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고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병력을 역내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모든 미군 함정과 항공기, 병력은 탄약, 무기 등 모든 물자와 함께 진정한 합의가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이란과 주변 지역에 주둔할 것”이라며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력하고 격렬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핵무기는 없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될 것”이라며 “그러는 동안 우리 위대한 군대는 쉬면서 재충전하고 사실상 다음 정복을 고대하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