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중국인 관광객 짐 운반 사업 등에 306억원이 편성된 것은 전쟁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인만 지원하는 예산이라면 삭감하라"고 밝혔다. 다만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실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장 대표는 물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가졌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추경안과 물가 대응 등을 두고 입장 차를 드러내는 한편, 민생경제 대응 방향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먼저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누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추경 항목을 조목조목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TBS 지원 49억 원, 중국인 관광객 짐 운송 지원 306억 원, 베란다 태양광 사업 250억 원 등은 전쟁 추경 목적과 맞지 않는다"며 "정작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보는 화물차·택배, 농수축산업 지원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경고음을 냈다. 그는 "원화 가치 하락폭이 주요국 대비 크고 실질실효환율이 64개국 중 63위"라며 "통화량 확대와 외환보유액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달러 스와프 체결 등 보다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산업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유가 폭등과 원자재 품귀로 기업들이 한 달 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며 "포장용기 가격 급등과 공급난 등 실물경제 충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장 대표의 발언에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우리 장 대표님 말씀처럼 우리가 의견이 좀 다를 경우에는 사실 만나서 자주 얘기하는 게 좋다"며 "제가 빈말로 사진만 찍고 선전하려고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장 대표님께서 많이 준비하셔서 여러 가지 말씀을 주셨는데, 제가 꼭 대정부 질문받는 느낌"이라며"가급적이면 터놓고 얘기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추경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은 우리 장 대표님도 말씀으로 인정하시는 것 같다"며 "다만 그 내용들이 좀 부적합한 게 있다 이런 취지이신데, 지금 예산안은 정부의 의견이니까 심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토론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더 추가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은 삭감 조정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 "유류값 급상승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지원해 드리기 위해서 소위 전쟁 피해지원금을 저희가 준비했는데, 이런 건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좀 과한 표현"이라며 "우리가 볼 때는 지금 유류세 인상, 그로 인한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우리가 보전해 드려야 된다"라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아까 중국인 그거 뭔 말이냐"고 반문했고 장 대표는 '짐 캐리 예산'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게 중국 사람만 지불하는 거냐"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중국 사람만 해 주게 돼 있나. 그건 아닐 것이다. 설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 진흥을 위한 아마 예산인 것 같은데, 제가 내용을 모른다.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대상이 한정돼 있다"고 재차 주장했고, 이 대통령은 "중국 사람으로 돼 있으면 그거 삭감하시라.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팩트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 장 대표님은 중국인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팩트를 한번 체크해 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