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일부 개방⋯"비적대국 선박은 통과 허용"

입력 2026-03-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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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사기구(IMO)에 서한으로 통보
"비적대국 선박⋯제한적인 해협 통과"
현재 3200척 걸프 해역에 발 묶여
이란 의회 '해협 통과 기준안' 입법 추진
조현 외교, 이란 외교부에 협조 요청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구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무스카트/로이터연합뉴스)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구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무스카트/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부분적으로 완화한다. 비적대국 선박을 상대로 제한적인 해협 통과를 허용할 계획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침략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이란을 겨냥한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는 것을 막고자 비례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은 물론이고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은 비적대적 통항 자격이 없다"고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포기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200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전 이후 이란의 공격을 받은 선박도 최소 22척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을 일으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의지를 꺾겠다는 것이 이란의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자국 영해 내 특정 항로를 통해 소수의 선박만 통과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이 선박을 철저히 검증한 뒤 통항을 허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상황이 점차 악화하자 유엔 산하 기구인 IMO는 지난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IMO는 선박들이 걸프 해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개설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준비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이 법안은 의회 법무국의 검토를 거쳐 본회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만수르 알리마르다니 이란 의원은 현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새 법안과 관련해 "미국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에 대한 상응 조치와 함께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다른 통화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오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이란의 긴장 완화 조치를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최근 중동 상황이 역내를 넘어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걸프 국가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이렇게 밝혔다.

또한 이란 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이란 측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면서, 우리를 포함한 다수 국적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내에 정박 중인 만큼 이란 측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란 외교부 역시 조 장관과의 통화를 인정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기준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조 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은 침략자(미국·이스라엘) 진영과 그들의 지원자, 후원자에 속한 배의 통항에 닫혀있다"며 "그 밖에 다른 나라의 선박은 이란 측과 조율 하에 해협을 지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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