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 달성과 현금배당 확대를 약속했다. 서 회장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과 석유 수급 불안에 따른 타격은 없으며, 과도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주주 피해를 경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4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서 회장이 의장으로 참석한 가운데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서 회장이 주총 의장으로 나선 것은 2021년 퇴임 선언 이래 5년만이다. 대외 환경 변화와 중장기 계획을 직접 설명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주총에선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를 진항한 이후 △제35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자기주식 소각의 건 등의 안건을 부의해 모두 통과시켰다.
정관 변경 안건에는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운영 구조 개선, 자기주식 처분 계획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기우성·신민철 후보를 사내이사로, 고영혜·최원경·최종문 후보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중재, 윤태화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고영혜·최원경·최종문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배당을 확대해 주주들에게 보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는 각종 투자 등으로 현금배당을 많이 진행하지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자사주 소각보다는 전체 세후 순이익의 3분의 1을 현금 배당하겠다”라며 “내년에는 분기배당으로 방식도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목표도 발표했다. 분기별 영업이익을 1000억원 폭으로 확대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1685억원) 대비 약 54%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수치는 사전에 공시하지 않은 사항으로, 회사의 성과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서 회장이 직접 제시했다.
서 회장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 2분기는 4000억원, 3분기는 5000억원, 4분기는 6000억원을 넘어갈 것”이라며 “환율 변동과 후발 경쟁자들의 등장이 변수가 될 수는 있으나, 올해 가져가려는 목표치는 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전체 발행 주식 가운데 자사주가 5%로 이 중 4%를 소각하고 나머지 1%는 증설에 사용할 것”이라며 “기준일은 4월 1일”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주총에 앞서 약 611만주를 소각하는 내용의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소각 안건’을 상정했으나, 소각 물량을 911만주로 확대했다. 이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전체 자사주의 약 74%로, 남은 26% 규모의 약 323만주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과도한 주가 상승을 경계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현재 셀트리온의 주당 가격은 19만1000원으로 주가 수익 비율(PER)은 42.91배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1년 1월에는 주당 가격이 약 38만까지 상승한 바 있다. 서 회장은 “기업이 가장 힘든 것은 실적보다 주가가 높이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코비드(코로나19) 당시 테마주로 얽혀 고생했다. 최근 반도체 방산 등 이른바 ‘테마주’로 묶여 수주가 많이 없어도 주가가 올라가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셀트리온의 주가는 실적보다 고평가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셀트리온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셀트리온의 해외 매출은 미국, 유럽, 일본 등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에 집중돼 있고, 품목 대부분이 처방 의약품이기 때문에 수요의 변화 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석유 기반 원재료가 사용되는 제품도 드물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석유와 관련된 물질을 사용하는 제품이 없고, 전력비가 상승하는 정도의 영향만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처방 의약품은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정세나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셀트리온의 주요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어서 중동 위기 영향이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시된 총 18만 리터(L) 규모의 송도 4·5공장 증설 계획에 대한 부연 설명도 나왔다. 셀트리온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조2265억원을 투입하며,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 규모도 기존 6만6000L에서 7만5000L로 확대한다. 국내외 증설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의 원료의약품(DS) 생산능력은 기존 31만6000L에서 57만1000L로 증가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도 현재 위탁생산(CMO)을 쓰고 있지만, 생산 역량 중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80%다. 20%는 위탁개발생산(CDMO)에 사용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4만L, 론자는 74만L, CL바이오로직스는 70L, 우시바이오로직스는 58만L의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셀트리온이 3위다. 자체 제품을 개발·생산하면서 CDMO까지 하는 회사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