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철강 살려라”…포스코·현대제철 노조 첫 공동행동

입력 2026-03-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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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기업 경쟁 논리 뛰어넘어
전기료 급등에 수익성 한계…“지역별 차등 요금제 도입해야”
K스틸법 후속 조치에 전기요금·탄소 규제 완화 등 요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서 기자 viajeporlune@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서 기자 viajeporlune@

국내 철강업계 1ㆍ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정부에 산업용 전기요금 완화와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 전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요구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철강 산업을 살리기 위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뜻을 모은 것으로 이들이 공동 행동에 나선 건 사상 처음이다.

19일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와 민주노총 소속 현대제철 지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탄소 및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노조는 “양대 노총이라는 조직적 경계도, 업계 1ㆍ2위라는 기업 간 경쟁 논리도 모두 내려놓고 오직 ‘대한민국 철강 노동자’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탄소중립 정책 강화,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중동발 위기로 인한 유가ㆍ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며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철강 노조는 ‘산업의 쌀’인 철강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산업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한계 수준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전력 소비가 절대적인 산업 특성상 막대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된다면 국가 안보 산업으로서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세계 주요국들이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을 뒷받침할 확실한 에너지 비용 지원 정책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근 3년간 80% 가까이 오르며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일부 기업은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전기요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이 같은 비용 압박은 생산 축소와 공장 폐쇄로 이어지며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부담을 전가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계절ㆍ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은 낮 시간대 요금을 낮추고 밤 시간대는 높이는 게 골자다. 그러나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철강업 특성상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신청 기업에 한해 6개월간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산업 현장에선 추가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다.

송재만 현대제철 지회장은 “포항 공장 기준으로 해당 개편안이 적용되면 월 전기요금이 약 3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고 특히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에 대해선 인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노조는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과 친환경 기술 지원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송 지회장은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전기료를 그대로 유지한 채 탄소중립을 논하는 것은 전기요금 중심의 철강 산업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탄소중립 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제조 공법 전환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유럽의 경제 블록화, 미국의 관세 정책,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한국은 무자비하게 당하고만 있다”면서 “휴업과 폐업으로 지역 노동자들의 생계가 막막해지고 제조업이 흔들리면 지역경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해 말 ‘K스틸법’이 통과된 만큼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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