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크립토 카드 시장…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필요성 키운다

입력 2026-03-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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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커지는 크립토 카드
스테이블코인 결제 확산 본격화
당국은 환치기 차단 강화
제도는 여전히 회색지대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필요성 부각

(구글 제미나이)
(구글 제미나이)

크립토(코인) 카드 사용이 빠르게 늘며 스테이블코인이 거래를 넘어 결제 영역으로 확산 중이다. 국내에서도 해외 발급 카드와 카드사 협업 사례가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환치기 등 우회 거래 차단에 나서며 감시 수위를 높인다. 시장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크립토 카드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한 약 1억 달러로 집계됐다. 크립토 카드는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을 충전·연동해 일반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카드로, 비자 등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가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경쟁에 본격 뛰어들면서 일상 결제 수단으로서 자리 잡는 중이다.

카드형 결제 인프라 사업자인 레인(Rain)과 리닷페이(RedotPay)가 사용 확대를 이끄는 점도 눈에 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카드 결제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가상자산이 투자 수단을 넘어 지급결제 수단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와도 무관하지 않다. 홍콩 기반 리닷페이는 지난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체크카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한국 시장과 접점을 만들었다. 국내 카드사도 탐색에 나섰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달 서클, 크립토닷컴과 협력해 방한 외국인이 국내 가맹점에서 유에스디코인(USDC) 충전 이력이 있는 크립토닷컴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확산과 함께 감시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과 관세청, 여신금융협회, 9개 국내 카드사는 전일 해외 신용·체크카드를 악용한 자금세탁과 환치기, 범죄자금 반출입 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외 카드 사용 내역과 출입국 기록을 연계 분석한 위험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자산 환치기 등 우회 거래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지도할 방침이다.

크립토 카드 확산은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 밖 실제 지급결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카드 결제와 선불 충전, 국경 간 사용 기능이 결합한 구조인 만큼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외국환거래법과의 정합성 문제는 남아 있다. 기존 법 적용 여지는 있지만 이를 하나의 서비스 유형으로 정리한 규율 체계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지급수단으로 평가하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 따른 소비자 보호 공백, 외환규제 우회, 통화정책·금융안정 훼손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주된 용도가 지급수단이라는 점에서 발행 단계부터 환급 의무와 준비자산 관리, 이용자 보호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도 유지해왔다. 이런 이유로 도입 초기에는 은행권 중심의 제한적 허용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현재 국회와 정부가 논의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핵심 쟁점이다. 다만 입법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업계에서는 시장의 실사용 실험이 제도보다 앞서가며 회색지대가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실사용 기반 제도 설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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