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 대비 변동성 더 높지만 프록시 헤지 수요도"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중동사태 이후 원ㆍ달러 환율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과거 외환위기 때와 달리 달러 수급 여력이 충분한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재 반도체 사이클 자체에 균열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이 위원은 17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정세 악화 이후 원화 약세 흐름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환율 이슈에서)중동 사태 리스크는 당연히 있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사이클이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시장 반응"이라며 "달러 수급에서 경상수지 부분은 견조하게 유지가 되고 거주자 해외투자 부분도 상당 부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까지 급등하던 원ㆍ달러 환율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이전까지 다소 안정되는 듯했으나 중동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말부터 재차 급등해 전일 정규장에서 1501원까지 뛰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 위원은 "이란 사태 이후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화가 절하됐고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 변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한국만의 문제로 보긴 어렵고,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대만달러의 '프록시(proxy) 헤지' 수단으로 원화가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프록시 헤지란 거래 비용이 높거나 유동성 낮은 통화의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그와 유사하게 움직이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통화(대리 통화)를 대신 매매하는 투자 기법을 의미한다.
이 위원은 다만 현 환율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수준인지에 대해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그는 "이란 사태를 일단 옆에 두고 생각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사이클도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라며 "거주자 해외투자 부분도 상당 부분 안정세를 보여 복합적으로 보면 지금 단계에서는 아주 걱정할 건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