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로봇·코인까지...패션그룹형지, ‘사업 다각화’에 쏠리는 시선

입력 2026-07-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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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엘리트 주도 ‘스포츠 상품화·워크웨어’ 매출↑
코스맥스 손잡고 Z세대 겨냥 K뷰티도 시동
자회사 형지로보틱스 통해 ‘입는 로봇’ 개발 착수
하반기 싱가포르법인 세워 ‘형지코인’ 발행 추진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준호 대표(왼쪽)가 아버지 최병오 회장으로부터 사령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11.01 (사진제공 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준호 대표(왼쪽)가 아버지 최병오 회장으로부터 사령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11.01 (사진제공 패션그룹형지)

교복 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해 온 패션그룹형지(형지)가 최근 몇 년 새 기존 사업 환경 변화 속 해외 진출과 스포츠 상품화‧워크웨어‧K뷰티‧로봇‧디지털 자산 등 광범위하게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형지의 과감한 행보가 과연 빛을 볼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형지는 형지엘리트를 통해 그룹의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형지엘리트의 교복 사업을 기반으로 ‘워크웨어(유니폼)’을 비롯해 ‘스포츠 상품화’에서 성과를 내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 고객을 대상으로 가진 Z세대 소비 데이터를 기반 삼아 제조자개발생산(ODM) 코스맥스와 협력해 ‘K뷰티’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워크웨어와 스포츠 상품화 영역에선 성과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 상품화 사업은 작년 하반기 매출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폭증하며 형지엘리트의 같은 기간 실적을 견인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교복 부문 매출은 248억원으로 7.4% 증가에 그쳤다. 워크웨어 부문 역시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매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초 형지엘리트는 워크웨어 브랜드 ‘윌비워크웨어’를 ‘윌비랩(WILLBE LAB)’으로 리브랜딩한 뒤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및 소규모 사업장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윌비랩 판매망 역시 2024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입점에 이어 무신사·롯데온에도 차례로 입점하는 등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흐름에 신사업 추진 성과가 더해지며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진 것”이라며 “스포츠 상품화 사업은 협업 범위와 구단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신사업은 단계적 사업 기반을 구축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초기 연구개발(R&D) 단계이긴 하지만, 의류 기술과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시니어 웨어러블 로봇’에도 진출했다. 근력 보조와 재활을 돕는 착용형 장비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산업 현장이나 고령자 생활 지원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로 손꼽힌다. 올해 초 형지는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형지로보틱스를 출범, ‘입는 로봇’ 개발에 나섰다.

나아가 형지는 패션업계 중 이례적으로 디지털 자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형지글로벌은 올 하반기 싱가포르법인 설립, 패션·디지털 자산 핵심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가상자산 사업 부문의 경우엔 최준호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 부회장은 싱가포르정부가 세계 최초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점에 주목했다.

형지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형지코인’ 발행에 추진할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4월 싱가포르를 방문, 글로벌 디지털 자산 보안기업 ‘렛저’ 아시아태평양 지사·싱가포르 최대 상업은행 ‘DBS은행’과도 회동했다.

형지의 신사업 확장에는 본업 시장이 변화하는 데서 비롯됐다. 형지의 브랜드는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올리비아하슬러’ △남성복 ‘예작’ △골프웨어 ‘까스텔바작’ △학생복 ‘엘리트’ △제화·잡화 ‘에스콰이아’ △유니폼 ‘윌비’ 등으로 국내 패션시장이 어려운 것은 물론 특히 형지엘리트의 교복 사업이 과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저출생과 시장 정체로 교복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정부가 교복시장을 저격하며 상황은 더 나빠졌다. 형지의 형지엘리트는 주요 교복 제조사 중 한 곳으로, 이 대통령이 지난달 초 개학 시즌을 앞두고 “교복 가격 적정성 문제를 살피라”는 지시를 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됐다.

이에 형지의 사업 다각화가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일각에선 패션 기업이 블록체인·코인 기반 결제 사업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여전하다. 유통망 기반 결제 인프라를 통해 비용 절감과 글로벌 결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결제 사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만큼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것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와 규제 방향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점도 향후 사업 확대의 변수다. 형지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은 형지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둔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형지페이’를 출시해 결제 편의성 제고, 이와 연계한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패션 및 잡화 사업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코인 관련 사업은 그룹 본업과의 연계를 기준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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