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업장별 규제 유연화 절실" [신통기획, 규제의 덫 ③]

입력 2026-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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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막힌 외곽 사업 직격탄
"신통기획 구조적 한계도 개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관악구 신림7재개발 구역을 찾아 노후 주거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관악구 신림7재개발 구역을 찾아 노후 주거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문가들은 신속통합기획 도입 5년 차에 나타난 서울 정비사업 양극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정부 규제를 먼저 꼽았다. 서울시가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며 사업 초기 속도를 높였지만, 실제 사업을 움직이는 자금 조달과 거래 구조는 중앙정부 규제에 막혀 외곽 사업장의 추진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2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 규제가 사업장의 유동성을 제약하고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정부 규제가 강해지면서 사업을 움직일 수 있는 길이 거의 막혀버린 상황"이라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까지 묶이면서 서울시가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투자자들은 사실상 차단되고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사업에 들어와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 자체가 작동을 못한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까지 겹치면서 시장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곽 사업장일수록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사업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송 대표는 "실거주 의무를 지나치게 강화하기보다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가야 한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사업에 들어올 수 있어야 정비사업도 현실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통기획 자체가 가진 구조적 한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심 수석전문위원은 "신통기획이라는 게 인허가를 단축해주는 제도"라며 "그게 사업성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도시정비사업은 철저하게 돈의 게임"이라며 "갈등 상황 역시 대부분 수익성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느냐, 멈추느냐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사업을 촉진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사업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주민들"이라며 "주민들의 이해관계 역시 사업성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도입한 사업성 보정계수 역시 외곽 사업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심 수석전문위원은 "사업 보정 계수를 두 배로 올려준다고 해도 용적률을 두 배로 올려주는 건 아니다"라면서 "크게 보면 20%를 40%로 올려주는 수준인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상승 부담 역시 구조적 한계를 더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심 수석전문위원은 "공사비가 두 배 가까이 올라가더라도 압구정 같은 곳은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일반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며 "집값이 5~6억인데 분담금이 5~6억이면 아예 사업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행정적으로 아무리 길을 내줘도 차를 굴리려면 기름이 있어야 한다"며 "사업성 보정이라는 당근이 있어도 공사비와 금리 같은 체질이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결국, 해법은 규제 유연화와 구조적 사업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 교수는 "공공기여를 늘리는 방식보다 민간에서 분양 면적이나 세대수를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사업성을 높여주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추가적인 용적률 인상을 통해 분양 세대수를 늘려주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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