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는 이사보수 공개를 권고하는 주주제안권 행사(권고적 주주제안)를 명시적으로 거부한 가비아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의안상정 가처분을 제기했다고 3일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의 이사 및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수 산정 근거가 경영 성과 및 주주가치와 실질적으로 연계돼 있는지 주주들이 검증할 수 없는 현행 공시 구조에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에 따라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가비아, 코웨이, 덴티움, 솔루엠,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를 상대로 이사 및 주요 경영진의 보상체계 공개를 권고하는 의안을 제안했다.
얼라인에 따르면 국내 상장회사의 임원 보수 공시의 경우 기업 성과와 보수간 관계가 드러나지 않고, 보수산정 근거 등에 대한 공개가 미흡하여 해외 주요 국의 임원 보수 공시보다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한 금융당국 역시 임원보수 공시의 내실화를 추진 중이다.
얼라인의 주주제안은 회사의 이사 및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세부 보상 내역과 체계의 내용을 2026년 사업연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코스피 상장기업의 경우) 혹은 보수보고서 또는 이에 준하는 별도의 보수 관련 보고서(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를 통해 연 1회 정기적으로 공시하도록 이사회에 권고하는 이른바 '권고적 주주제안'이다.
이런 주주제안에 대해 일부 기업은 정기주주총회 의안으로 상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대부분 회사는 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얼라인은 가비아가 주주제안 안건 상정을 거부하겠다고 명시적으로 통보하면서 법무법인 한누리, 노종화 변호사를 공동 선임해 가비아를 상대로 해당 안건의 상정을 구하는 의안상정가처분을 지난달 27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신청했다.
상법 제363조의2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 보유 주주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이에 의한 주주제안이 있으면 이사회는 그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하도록 각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비아는 얼라인의 주주제안 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고적 주주제안의 경우 회사 정관에 명시된 근거 규정이 없고, 상법이나 정관에서 정한 결의사항이 아닌 경우 주주제안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와 노종화 변호사는 "상법 시행령 제12조가 회사의 주주제안 거부 사유를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학설 상 논란이 있다는 사정 만으로 권고적 주주제안의 안건 상정을 거부하는 것은 상법 제363조의2에 따른 주주의 주주제안권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목적사항과 무관한 사항이 아니라 오히려 상법이 정한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인 이사의 보수에 관한 것이고, 가결되더라도 이사회의 권한을 구속하지는 않으므로 이사회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주주들의 총의를 확인하여 이사회에 전달하는 주주총회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적법한 주주제안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이 임원보수 공시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도 보수와 성과 간의 연계성 및 투명성을 중요한 투자판단 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 주주제안 안건은 회사의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신뢰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라며 "이번 가처분을 통해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