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법 301조 보복 가능성에 ‘숨 고르기’
통상현안 점검회의 열고 대응 시나리오 점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관련해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야가 합의한 3월 9일까지 법안을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22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당정청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비공개 통상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회의 결과는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해졌다.
문 원내대변인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이 우리 국익에 최선이라는 점에 당·정·청이 의견을 같이했다”며 “여야가 합의한 대로 3월 9일까지 차질 없이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측이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을 취하는 국가에 대해 대통령이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섣부른 맞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당장 강경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친 다른 국가들의 후속 조치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움직일 경우 미국의 ‘시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자칫 추가 보복 조치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회의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렸다. 당에서는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국회 대미투자특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자리했다. 청와대에서는 홍익표 정무수석과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등도 함께했다.
회의에서는 미 연방대법원 판결의 파장과 미국 정부의 향후 동향, 예상되는 조치 시나리오,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현황 등이 공유됐다. 관계 부처 간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대외 메시지 관리에도 신중을 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에도 관계 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미국의 추가 조치 가능성과 주요국 대응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대미 투자 전략과 외교적 대응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