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부동산 투기와 전쟁 선포한 李 정부, 세종시는 왜 방치하나

입력 2026-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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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부장
▲정치경제부 부장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시장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세력을 엄단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단호하다. 하지만 행정의 심장부인 세종시에서는 시장 상황을 살피며 분양 시기를 조절하는 건설사들의 움직임과 이를 보다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세종시 및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행정적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돌이켜보면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늘 투기 세력의 놀이터였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019년 말부터 시작된 비정상적인 가격 폭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당시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세종시 집값은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외지인 주도 투기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시장을 교란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작전'에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고 세종시는 순식간에 거품 낀 투기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문제는 2026년 현재, 그 투기적 광풍이 지나간 자리에 건설사의 이기주의와 당국의 행정 방치가 결합한 ‘공급 절벽’이 들어섰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 행복도시 내 2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은 이미 동력을 잃었다. 특히 2025년 세종시 입주 물량은 1000여 호 남짓으로 역대 최악의 수치다. 대통령이 투기꾼들과 전쟁을 치르는 사이 현장에서는 기득권의 자산 가치를 사수하려는 건설사와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지 못하는 당국의 모습이 맞물려 공급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 5생활권의 분양 지연은 당국의 정책적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표적 사례다. 수년 전부터 계획된 물량임에도 세종시와 행복청은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 주장에 밀려 분양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공공 주도 계획도시에서 공급 로드맵이 민간의 눈치 보기로 멈춰 섰다는 것은 행정 당국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구 8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면서도 기초적인 주택 공급에는 소극적인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고금리를 핑계로 대지만 속내에는 ‘가격 방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집값이 내려갈 것 같으면 분양을 미뤄 희소성을 조작하는 행태는, 과거 매물을 잠가 가격을 올리려던 투기 세력의 방식과 결과적으로 다를 바 없다. 주택(거주)은 투기의 수단이 아닌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인위적인 공급 절벽은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뿐이다.

그럼에도 세종시와 행복청은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적극적 행정이라기보다 방관에 가깝다. 세종시는 국가 예산이 투입된 계획도시인 만큼 주택 공급은 공공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관리 기관이 공급 로드맵 훼손을 지켜만 보는 것은 도시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일이다.

인구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신규 분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세종시가 2040년 인구 80만 명 시대를 열려면 안정적 주거 공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인구는 주택을 따라 움직이며 쾌적한 주거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수도권 인구 분산은 불가능하다.

계획대로 집이 지어지고 누구나 적정한 가격에 보금자리를 얻는 도시, 그것이 세종시가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진짜 모습이다. 투기와의 전쟁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려면 주택 공급의 물길을 막고 있는 현장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세종시와 행복청은 이제라도 공급 정상화를 위한 책임감 있는 행정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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