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돈 거래를 한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명 씨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등을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5일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명 씨의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고, 명 씨의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의원과 명 씨가 주고받은 돈에 대해 공천 대가로 제공된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라, 명 씨의 당협 총괄본부장 근무에 따른 급여 또는 기존 채무 변제 성격으로 판단했다. 지급 시기와 근무 개시 시점이 맞물리고, 통화 내용에서도 급여를 전제로 한 대화가 오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해당 금원이 실제로 공천 대가로 지급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위해 제공된 정치자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공천을 결정한 점, 김 전 의원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여성으로서 우선순위에 있었고 대선 기여도도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공천 대가성을 부정하는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명 씨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B 씨로부터 지방선거 공천 추천 명목으로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명 씨는 지난해 9월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처남에게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증거를 은닉하려는 고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자신의 증거를 은닉하도록 한 점, 기소 이후 스스로 임의로 제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