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 없어도 '체험 소비'로 인산인해
일회성 행사 넘어 정식 입점 사례 줄이어

입춘인 4일 오전 10시30분 찾은 서울 용산구 HDC아이파크몰(아이파크몰) 용산점은 모처럼 풀린 날씨처럼 활기가 넘쳤다. 한층 한층 오를 때마다 각양각색의 팝업스토어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닌텐도 스위치 매장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슈퍼마리오’ 키링 구경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하이큐’ 굿즈를 사려는 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날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곳은 아이파크몰 리빙파크 3층에 있는 ‘도파민 스테이션’이었다. 이른바 ‘덕질’을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였다. 이곳은 구경만 해도 즐거워지는 콘텐츠를 모은 ‘기분MD’ 공간으로 하루 평균 3만 명 이상이 찾는다.
게임 ‘명일방주’ 굿즈를 사러 온 이경민(25) 씨는 “굿즈 오픈 소식을 듣고 보러 왔다”라며 “평소 한 두 개씩 굿즈를 모은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구경이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친구들끼리 굿즈를 구경하며 연신 “귀여워”를 외치던 이송은(26) 씨는 “굿즈를 사러 온 건 아니였는데 구경하다 귀여워 보여서 사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점프업’ 팝업을 찾은 김수현(27) 씨는 “주말에 사람이 정말 많아 인기를 실감했다”라며 “굿즈를 하나둘 사는 게 일상의 기쁨”이라고 했다. 점프업 팝업스토어에선 주간 소년 점프 출판사의 인기 IP인 '원피스', '하이큐', '주술회전'등을 중심으로 정식 라이선스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명품관 없이도 마니아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MZ세대의 새로운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취향과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복합 쇼핑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곳에서 최근 진행한 종이접기 팝업스토어는 방학 시즌을 공략해 일평균 3000명이 다녀갔다. 직전에 진행한 뜨개질 팝업과 더불어 잠재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 낸 대표적 사례다.
이곳의 팝업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희귀 식물이나 파충류 분양처럼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이색 콘텐츠를 과감하게 선보였다. 6일 동안 열린 정브르 생물 팝업은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여주 곤충박물관은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입점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아이파크몰은 명품관을 유치하는 대신 ‘재밌게 돈 쓰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하며 “플레이그라운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벽면 공간을 활용한 '가챠파크'는 정식 라이선스 제품과 키링 유행에 힘입어 월 매출 2억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이어 “MZ세대를 잡으면 시니어도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모이면 새로운 문화에 궁금증을 가진 시니어 고객의 유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일례로 지난해 진행된 불교 팝업인 '해탈컴퍼니'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전 연령층의 발길을 모았다.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매출 6500억원을 달성하며 자체 테넌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성공 사례다. 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 특성을 살려, 매주 색다른 팝업 구성을 바꾸며 지루함을 탈피한 결과다. 세계 5위권 매출을 기록 중인 '파이브가이즈'와 전국 최대 규모의 ‘닌텐도’ 매장은 강력한 집객력의 방증이다.
한편 아이파크몰 용산점에선 아날로그 기록 문화를 주제로 한 ‘ANALOG : 우리가 순간을 기록하는 법’ 팝업스토어는 10일까지 연다. 후지필름과 코닥, 한국 파이롯트, 테리픽잼, 페이퍼레리아, 휴그 등 아날로그 문화를 대변하는 6개 브랜드가 참여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