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로드맵 4월로 연기…기업 부담vs시장 신뢰 ‘진통’

입력 2026-02-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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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1분기 내 마련’ 공언에도 한 달 밀려난 4월 최종안 공개
부처 갈등 우려에 권대영 부위원장 “부처 이견 무관…업계 고려한 선택”
로드맵 초안 내 공시시점·스코프3 유예기간 두고 잡음 여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로드맵의 최종 공개 시점이 4월로 조정됐다. 공시 의무화 시기와 스코프3(공급망 배출) 적용 범위를 두고 기업 부담과 시장 신뢰 사이에서 막판 조율이 이어지면서 최종안 도출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6차 ESG 금융추진단 회의’를 열고 ESG 공시 로드맵의 최종 공개 시점을 4월로 제시했다. 이달 말 초안을 먼저 공개한 뒤 현장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ESG 공시 기준 최종안과 로드맵 초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으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산업계·학계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ESG 공시 기준과 로드맵 마련 시기를 올해 1분기로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의 의견을 보다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최종 공개 시점을 4월로 늦췄다.

시장에서는 로드맵 발표 일정이 조정된 배경으로 공시 의무화 시점과 스코프3 적용 방식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 의견 차이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기후 대응의 속도를 중시하는 시각과 산업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맞물리면서 세부 설계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라는 분석이다.

다만 권 부위원장은 부처 간 이견보다는 업계 의견 수렴 과정에 따른 일정 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산업부와 기후부 등 부처 간 갈등은 없었다”며 “스코프3 유예 시기와 공시 의무화 시점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업계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과정에서 로드맵 공개 시점이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위가 제시한 공시 로드맵 초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며 예정된 회의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길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코프3 유예 기간과 의무 공시 개시 시점이 주요 쟁점으로 금융위는 복수의 시행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코프3는 기업의 직접 배출뿐 아니라 원재료 조달, 협력사 생산, 제품 사용·폐기 등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산업계는 통제 범위를 넘어선 협력사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과 법적 책임 부담 등을 이유로 단계적 도입과 유예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에 금융위는 스코프3를 공시 범위에 포함하되 충분한 유예 기간을 부여하고 일정 기간 공시 오류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세이프 하버(면책 조항)’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ESG 공시 의무화를 발표한 상황이라 도입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다만 공시 시기와 스코프3 유예를 두고 자본시장과 산업계의 입장이 팽팽히 갈려 4월 최종안이 나오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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